'차세대 신약 기술 DAC 선두 주자' 오름테라퓨틱…코스닥 상장 속도

항체에 단백질분해제 접합해 기존 치료제 대비 효능·안전성 개선
2026년 기술료 유입 등으로 매출 930억원 확보 전망

오름테라퓨틱이 보유한 주요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오름테라퓨틱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오름테라퓨틱은 표적단백질분해제를 항체에 접합하는 기술인 항체단백질분해제(DAC)와 관련해 전문성을 깊게 축적해 왔습니다. 항체 정밀성을 결합해 암 환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차별화된 치료제를 개발할 것입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는 8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승주 대표를 비롯해 제임스 팔라치노 연구책임자, 그렉 드와이어 사업개발(BD)책임자, 올라프 크리스텐슨 최고의학책임자(CMO), 정인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참석했다.

앞서 오름테라퓨틱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4월 외부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기술성 평가를 받고 각각 A등급과 BBB 등급을 획득했다.

오름테라퓨틱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 예정 주식 300만 주를 포함한 총 2142만 9118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모예정금액은 3만~3만 60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7714억 원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2016년 LG생명과학 출신의 이승주 대표가 설립한 신약 연구개발(R&D)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표적단백질 분해 기술을 활용한 표적단백질분해제(TPD)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접목한 항체표적단백질분해제(DA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AC는 차세대 신약 기술로 꼽힌다. 기존 TPD는 주로 경구용 약물로 개발되는 물질이다. GSPT1이라는 단백질을 분해해 질환을 치료하는 기전이다. 다만 기존 TPD 약물은 질병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기존 TPD 약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표적하는 타깃에 선택성이 높은 항체에 TPD를 링커로 결합한 DAC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플랫폼 기술 'TPD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를 보유하고 있다. TPD²는 오름이 세계 최초로 TPD를 항체에 결합해 확보한 DAC 플랫폼 기술이다.

앞서 오름테라퓨틱은 TPD²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2건의 대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BMS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 'ORM-6151'을 기술이전했다. 최대 계약 규모는 1억 8000만 달러(약 2362억 원)다. 이 중 선급금은 55.6% 수준인 1억 달러(약 1312억 원)다.

선급금은 개발에 실패해도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을 뜻한다. 오름이 BMS로부터 받은 선급금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술이전한 사례 중 가장 큰 금액이다.

ORM-6151은 'CD33 항체 기반 GSPT1 분해제'로 TPD² 기술이 적용됐다. 백혈병과 관련이 있는 GSPT1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시키는 분해제를 항체에 붙인 DAC 신약 후보물질이다.

제임스 팔라치노 연구책임자는 "ORM-6151은 BMS가 지난해 11월 인수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등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BMS는 저분자 GSPT1 분해제를 동일한 적응증으로 개발하다가 연구를 종료했다"면서 "ORM-6151이 독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고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연구를 통해 ORM-6151이 표준 치료요법의 효능을 능가하는 것을 관찰했다"면서 "경쟁 후보물질 대비 ORM-6151 독성이 낮은 것도 확인했다. 연구 데이터는 ORM-6151이 치료 지수가 우월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오름테라퓨틱은 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ORM-1023'을 소개했다.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 1차 치료 후 암이 재발한 환자 등을 치료하는 약물로 연구 중이다. 경쟁 약물로는 길리어드 '트로델비'와 다이이찌산쿄 'DA-7300'이 있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이들 ADC는 비슷한 작용기전을 가진 1, 2차 표준치료제와 직접 경쟁해야 하고 내성 회피 측면에서 별다른 장점이 없다"면서 "새로운 작용기전을 나타내는 페이로드를 사용하는 ORM-1023은 잠재적으로 표준 치료법과 병용해 사용할 수 있고, 재발 환자에 대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오름테라퓨틱은 기술료 수령과 추가 기술이전 등으로 오는 2026년 매출 930억 원을 기록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인태 CFO는 "회사는 R&D 분야를 지속 성장시키기 위한 목표가 있다"면서 "다만 사업개발 거래와 포트폴리오 진행 상황에 따라 R&D 비용, 매출 변동이 연도별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