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 몰린 한미그룹 오너 형제,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요구 맞불

형제 측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이사회 압박
대주주 3인, 임시주총 통해 한미사이언스 장악 시도에 반격

한미약품그룹 임직원이 서울 송파구에 있는 본사 건물에서 걸어가고 있다. 2024. 9. 27/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등 대주주 3인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핵심 기업인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 중이다. 이들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해 11월 28일 개최를 관철시켰다.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한미약품에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업계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대주주 3인 측과 형제 측 이사가 5:5 동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가 제기한 이번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은 형제 측이 그룹 내 핵심 기업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전날인 30일 계열사인 한미약품 이사회에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했다. 안건은 △박재현 사내이사(한미약품 대표이사 전무),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과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 신임 이사 선임이다. 박재현·신동국 이사는 대주주 3인 연합 인사들이고, 박준석·장영길 두 사람은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된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대주주 연합(3인 연합) 측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10명 중 5~7명을 차지하고 있다. 송영숙 회장 경영 시절 임명된 사외이사를 포함하면 반수 이상이 3인 연합 측 인사인 셈이다.

형제 측은 한미약품 사외이사가 한미그룹을 위해 독립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 임시주총이 개최될 시 3인 연합 측 이사 2명을 해임하고, 형제 측 새 이사 2명을 선임해 확보할 수 있는 이사 수를 5~7명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와 관련한 공은 3인 연합 측으로 넘어갔다. 한미약품 이사회가 임시주총을 소집하지 않을 시 형제 측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대주주 3인 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장악을 위해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했다. 안건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관 변경 △신규 이사 2인 선임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 등과 관련한 이사회를 열지 않자, 이들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형제 측이 이끌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 2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총 개최를 결정했다.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 △임시 주총 개최 △정관 변경 △신규 이사 2인 선임 △감액배당 등이 가결됐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을 통해 대주주 3인 연합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최대 인원수는 10명이지만 현재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5대 4로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3인 연합 측은 임시주총을 통해 최대 이사 수를 11명으로 늘리는 것으로 정관을 바꾸고, 신규 이사 2인을 선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6 대 5 비중으로 이사진 구성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11명으로 2명을 늘리는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안건이므로 임시 주총에서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 이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시 3인 연합 측과 형제 측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이사 수는 5:5로 동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기업인 한미약품 두 기업의 경영권을 한 세력이 확보해야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