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형제 vs 3인 연합 '2차 표대결'…이사회 정관 변경 관건
'이사회 확대 추진' 3인 연합 지분율 48%…형제 29%로 불리
이사회 확대시 주총 출석 의결권 3분의 2 찬성 필요
- 이훈철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황진중 기자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을 필두로 한 신동국 한일정밀 회장과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으로 이뤄진 한미사이언스 최대 주주 3인 연합(3인 연합)이 임종윤·종훈 형제와 오는 11월 이사회 정관 변경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3인 연합은 이사회 정관 변경을 통해 현재 형제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사회 구성을 뒤집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선 3월 어머니 송 회장과 표 대결 승리를 통해 경영에 복귀한 형제 측으로서는 2차 표 대결에서 밀릴 경우 다시 경영권을 내줄 위기를 맞을 수 있어 주총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008930)는 11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안건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관 변경 △신규 이사 2인 선임 △감액 배당 등이다.
이번 주총은 이사회 정관 변경을 통해 신규 이사 2명을 선임하기 위한 3인 연합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3인 연합은 주총을 통해 현재 이사회 멤버를 1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정관을 변경한 뒤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계획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윤 형제 측 5명과 송영숙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4명의 이사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주총을 통해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새롭게 이사로 합류할 경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11명이 된다. 이사회 구성도 형제 측이 우세한 5대 4에서 3인 연합이 6대 5로 역전하게 된다. 이사회에서 숫자상으로 우위를 점하게 되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려는 3인 연합의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면 한미사이언스를 이끄는 형제 측으로서는 3인 연합이 추진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반대하고 있어 주총 표 대결에서 최대한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3인 연합이 추진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해 "특정 대주주가 대놓고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일반주주와 구성원은 무시한 채 제 욕심만 채우려는 일부 대주주의 만용에 회사 근간이 무너질지 우려된다"고 반대한 바 있다.
주총을 두 달여 앞둔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현황을 보면 3인 연합이 절대 우위에 있다.
3인 연합은 △신동국 회장 14.97% △임주현 부회장 8.11% △송영숙 회장 5.7% △신동국 회장의 한양정밀 3.95% 지분을 보유 중이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하면 총 48.19%가 될 것으로 3인 연합 측은 집계하고 있다. 여기에 송 회장 측을 지지해 왔던 국민연금공단이 5.53%를 갖고 있다. 3인 연합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을 더하면 53.72%에 달한다.
반면 형제 측은 임종윤 사내이사 12.46%, 임종훈 대표이사 9.39%, 형제의 가족 지분 등을 포함해 총 29.07%로 추산된다. 국민연금이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준다고 해도 34.6%에 불과하다. 지난 3월 1차 경영권 표 대결에서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던 신동국 회장이 송영숙 회장과 연합을 이루면서 지분싸움에서 밀리게 된 형국이다.
이대로 양측이 주총에서 표 대결을 펼칠 경우 3인 연합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변수는 특별결의 안건의 통과 조건이다.
주총 1호 안건인 이사회 정관 변경의 건은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이다.
단순히 양측의 주주만 참여한 가운데 주총이 열린다고 가정할 경우 3인 연합의 지분율은 출석 주주 의결권(82.79%)의 64.9%에 그쳐 안건 통과에 필요한 3분의 2를 충족할 수 없다. 소액 주주 등이 주총에 참여해 주주 의결권이 더 늘어날 경우 안건 통과율을 충족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3인 연합이 과반에 가까운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 출석 주주의 과반 찬성이 필요한 신규 이사 선임 안건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다만 정관 변경이 무산될 경우 기존 정관대로 10명까지만 신규 이사 선임할 수 있어 2명의 3인 연합 후보 가운데 1명만 이사로 선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3인 연합과 형제 측 이사가 5대 5로 동수가 된다. 형제 측으로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최소한 이사회 동률이 필요한 상황이며 3인 연합으로서는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양측은 11월 주총까지 이사회 정관을 바꾸는 특별결의 안건을 놓고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찬성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사회 정관 변경이 주총 표 대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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