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K바이오 기술이전 42억달러…빅파마 계약 3건 중 2건 비상장사
기술이전 10건, 평균 4억2000만달러…전년비 4건, 4300만달러 감소
빅파마-비상장 바이오텍 기술이전 늘어…자금조달·특허절벽 맞물려
- 이훈철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올해 국내 바이오텍과 글로벌 빅파마 간 기술 거래액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든 반면 비상장 업체의 선전이 눈에 띈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키움증권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국내 바이오텍 업체와 해외 업체 간 평균 기술 거래 금액은 건당 4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4억6300만달러보다 4300만달러(-9.3%) 감소했다.
기술 거래 건수는 올해 총 10건으로, 지난해 14건의 71.4% 수준이다. 최대 마일스톤 금액을 합산한 기술 거래액은 총 42억3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누적 금액 64억8100만달러의 65% 수준을 기록했다.
금액별로는 △오름테라퓨틱스-버텍스 9억4500만달러 △아리바이오-중국 제약사(비공개) 7억7000만 달러 △진에딧-로슈 제넨텍 6억4400만 달러 △에이프릴바이오-에보뮨 4억7500만 달러 △알테오젠-MSD(독점 변경) 4억5200만 달러 △지놈앤컴퍼니-디바이오팜 4억2600만 달러 △LG화학-리듬파마 3억5000만 달러 △이수앱지수-미국 기업(비공개) 8600만 달러 △SK바이오팜-이그니스 테라퓨틱스 5500만 달러 순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기술 거래는 비상장 업체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 거래 계약을 맺은 3개 사 중 2개 사는 비상장 업체인 진에딧과 오름테라퓨틱스로 나타났다.
오름테라퓨틱스는 지난달 미국의 베텍스 파마슈티컬스에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편집 치료제인 카스게비 투약 이전에 활용할 수 있는 전처치제를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버텍스는 오름의 TPD 기술로 개발된 분해제항체접합체(DAC)에 대해 세계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할 옵션을 갖게 되며 오름은 DAC 후보물질에 대해 추가 옵션과 마일스톤을 받는 조건이다. 오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BMS에 혈액암 신약 후보를 1억8000만 달러에 기술 이전한 데 이어 연이어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상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진에딧도 올 1월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6억4400만 달러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유전자 치료용 나노입자 개발 공동 연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올해 체결된 기술 이전 계약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비상장 바이오텍과 글로벌 제약사 간 기술거래는 특허 절벽을 앞둔 빅파마의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비상장 업체의 경우 후기 단계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 자금이 필요하지만 IPO 침체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며 빅파마는 특허 절벽을 앞두고 저렴한 가격에 비상장 업체를 인수하거나 승인 후 판매 목표와 연계에 비용을 지불하는 후불 구조의 기술 이전 거래 계약을 체결하는 추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빅파마들의 비상장 바이오텍에 대한 관심 증가 현상은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IPO 침체가 이어지며 기업 공개 시장이 여전히 회복을 못하고 있어, 상장하지 못한 바이오텍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비상장사 바겐 세일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boazho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