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10분’…투약시간 극대로 줄인 항암 신약[약전약후]

유한양행 '레이저티닙'과 병용하는 J&J '리브리반트'

유한양행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왼쪽)과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리브리반트'.(유한양행, J&J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과 병용하는 항암 이중항체 신약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 제형이 글로벌 규제당국의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SC는 5~10분이면 투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약물 제형이다. 리브리반트SC가 허가를 받으면 정맥주사(IV) 제형으로 투약할 때 1~6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브리반트를 개발한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얀센)은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 정맥주사(IV) 제형 병용요법을 폐암 1차 치료제로 우선심사를 밟는 중이다. 우선심사가 시작된 직후 긍정적인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리브리반트 SC 승인 절차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시작했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EGFR과 c-MET을 타깃하는 이중 특이 항체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폐암 중에서도 치명률이 높고 희귀한 암으로 알려졌다.

리브리반트는 지난 2021년 FDA로부터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임상명 CHRYSALIS·NCT02609776)에 기반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 리브리반트는 이 임상에서 ORR 40%,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 11.1개월을 나타냈다.

이후 리브리반트는 올해 3월 화학요법 '카보플라틴+페메트렉세드'와 병용하는 방식으로 1차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허가 기반이 된 임상시험(임상명 PAPILLON·NCT04538664) 결과에 따르면 화학요법 병용한 리브리반트는 기존 화학요법 단독치료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승인으로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영역에서 입지를 더욱 굳혔다. FDA는 이번 1차 치료제 승인과 함께 지난 2021년 가속승인을 통해 조건부 허가했던 리브리반트의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적응증을 정식으로 승인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분야에서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는 리브리반트의 경쟁력은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통해 더 강화될 전망이다.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은 레이저티닙과 리브리반트IV를 병용하는 글로벌 임상 3상시험(임상명 MARIPOSA)을 마무리하고 FDA의 순차심사(롤링리뷰)를 받고 있다.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IV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효능을 입증했다. 22개월간 추적조사한 결과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IV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줄였다. 항암제 효능 핵심 지표 중 하나인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mPFS)은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IV군 23.7개월, 기존 치료제군 16.6개월을 나타냈다.

J&J 이노베이티브 IV 제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C 제형 리브리반트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허가 절차는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SC 병용요법과 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IV 병용요법을 비교한 임상(임상명 PALOMA-3)에 기반을 두고 진행 중이다. 리브리반트SC 허가 시 먹는(경구용) 약물인 레이저티닙과 함께 환자와 의료진의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