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젠, 차세대 'PDC' 기술 적용 후보물질 1상계획 승인

고형암 환자 30명 대상 서울아산병원서 진행
면역 반응 유발 등 ADC 일부 한계 극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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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파로스젠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이을 차세대 약물 기술 '펩타이드약물접합체'(PDC)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파로스젠은 최근 PDC 후보물질 'PGP2113' 임상 1상시험계획을 허가받았다.

이번 임상은 진행성 고형암 환자에서 PGP2113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다. 공개, 용량증량 등의 방식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진다. 파로스젠은 환자 30명을 모집해 오는 2027년 7월 마무리할 계획이다.

ADC는 암세포에 특이적인 항체에 세포독성이 강한 화학화합물 '페이로드'와 암세포 특이적인 '항체'를 '링커'를 통해 접합한 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찾아서 제거하는 정밀 유도탄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의약품으로는 2세대 ADC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있다. 엔허투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매출 기준 26억 1000만 달러(약 3조 6000억 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엔허투를 구성하고 있는 트라스투주맙은 HER2 단백질에 특이적인 항체다. 유방암 등 암세포 표면에는 HER2 단백질이 다수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합물인 데룩스테칸은 엔허투 구조에서 페이로드 역할이다. 트라스투주맙은 로슈가 개발한 항체 치료제로 특허가 만료됐다. 데룩스테칸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화합물이다.

ADC는 항체를 활용하므로 면역 관련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항체 약물을 투약할 시 인체 면역체계가 이물질이 들어온 것으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초기 ADC는 마우스에서 유래한 항체를 주로 사용했다. 면역원성 관련 부작용으로 다음 세대 ADC 개발 때 인간화 항체 등으로 대체됐다.

파로스젠이 연구 중인 PDC는 펩타이드를 링커를 통해 페이로드와 연결한 차세대 신약 기술이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2~50개가량 연결된 물질로 부작용이 적고 상대적으로 쉽게 제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단백질 기능을 지닌 최소 단위 중 하나다.

펩타이드는 종류에 따라 인체 내에서 신호전달 조절, 항균, 항염증, 항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연구되고 있는 물질이다.

PGP2113은 세포 사멸 시 발현되는 효소인 카스페이스-3(Caspase-3)에 의해 절단되는 펩타이드 KGDEVD를 혈장 알부민과 결합할 수 있는 화학적 물질을 효능이 우수하지만 독성이 강해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독소루비신'과 링커를 통해 연결한 PDC 신약 후보물질이다.

파로스젠은 PGP2113이 종양을 타깃해 두 가지 연쇄적인 기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투약 시 PGP2113이 알부민과 결합하고,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세포에서 알부민 대사작용이 일어나면 링커가 절단되고 독소루비신이 활성화되면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이다. 이어 암세포가 사멸해 카스페이스-3이 발현할 시 해당 물질에 의해 활성화된 독소루비신이 주변 암세포에 작용해 또다시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기능이다.

파로스젠은 PGP2113을 MPD-1 플랫폼 기술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 MPD-1은 다양한 세포독성 항암제를 활용하는 플랫폼 기술로 적응증을 추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되는 기술이다.

파로스젠은 PGP2113 임상 외에도 다른 항암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병용요법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