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siRNA 기반 심혈관질환 신약 국내 3상 환자모집 개시

서울대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 21곳서 '레포디시란' 연구 진행
글로벌 곳곳서 1만 2500명 모집…2029년 3월 종료 목표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일라이릴리가 국내에서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에 기반을 둔 심혈관질환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최근 siRNA 치료제 '레포디시란'(프로젝트명 LY3819469)의 국내 임상 3상시험의 환자모집을 개시했다. 이번 임상은 글로벌 임상 3상의 일환이다. 서월대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 21곳에서 진행 중이다.

모집대상 환자는 확립된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첫 번째 심혈관계 사건의 발생 위험이 있는 지단백(a)(Lp(a)) 상승을 나타내는 성인이다. Lp(a)는 동맥에 플라크를 형성해 혈류를 차단하는 콜레스테롤의 한 형태다. 이는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과 연관이 있다.

릴리는 이들을 대상으로 주요 심혈관계 이상사례 감소에 미치는 레포디시란의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1차평가지표는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복합 평가변수의 구성요소가 처음 발생하기까지의 시간이다.

릴리는 지난 3월부터 Lp(a) 수치가 높은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레포디시란이 MACE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임상명 ACCLAIM-Lp(a))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곳곳에서 환자 1만 250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목표 연구완료일은 오는 2029년 3월이다.

레포디시란은 siRNA에 기반을 두고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간에서 Lp(a)의 주요 구성요소인 아포지단백(a)의 생산을 차단해 Lp(a) 수치를 감소시키는 기전이다. 연 1회 피하로 투약하는 주사제다.

투약 시 레포디시란은 특수한 당과 결합해 간세포로 전달된다. 임상 1상에서는 단일 피하주사(SC)로 Lp(a) 수치를 최대 94%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성공 시 레포디시란은 Lp(a)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생활 습관 개선이나 스타틴 제제 등 콜레스테롤 저하 약물은 Lp(a) 수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릴리는 지난 2018년 원개발사 디케르나 파마슈티컬스(Dicerna Pharmaceuticals)로부터 레포디시란을 기술도입해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디케르나 파마슈티컬스는 이후 2021년 노보 노디스크에 33억 달러(약 4조 5000억 원)에 인수됐다.

siRNA는 단백질 합성 전 단계인 RNA에 작용하는 물질이다. 기존 치료제는 대개 단백질에 작용하는 방식이다. sIRNA 치료제는 질환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 자체를 인체가 만들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다.

siRNA 치료제는 주목받는 차세대 치료 접근법(모달리티) 중 하나다. 주요 의약품으로는 노바티스가 개발한 '렉비오'가 있다.

렉비오는 연 2회 투약하는 고지혈증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21년 12월 품목허가를 받은 후 2022년 매출 1억 1200만 달러(약 1550억 원), 지난해 3억 5500만달러(약 4912억 원)를 기록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