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약 '위고비·마운자로' 공급 숨통…국내 출시 기대감↑

릴리, 마운자로 국내서 비만 치료 보조제 적응증 확대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4가지 용량 美서 판매 재개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당뇨·비만 신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왼쪽)와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노보 노디스크 일라이릴리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미국 공급부족 문제가 해결되면서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공급 확대를 위해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인수했다. 릴리는 추가 생산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위고비 5가지 용량 중 0.5mg, 1mg, 1.7mg, 2.4mg 등 4가지 제품의 공급부족 이슈가 최근 해소됐다. 같은 성분으로 구성돼 '오젬픽'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의 3가지 용량도 모두 사용이 가능해졌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하는 비만 치료제다. GLP-1은 음식을 먹으면 위나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식사 후 포만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를 모방해 포만감을 높인다.

위고비는 0.25mg, 0.5mg, 1mg, 1.7mg, 2.4mg 등 5가지 용량으로 공급·처방된다. 환자 상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용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5월부터 저용량 위고비의 공급을 줄여야 했다.

치료 시작 투여량인 0.25mg은 여전히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았다. FDA는 위고비 0.25mg 제품을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공급이 재개됐음에도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릴리의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모든 용량이 사용 가능해졌다. 마운자로는 2.5mg, 5mg, 7mg, 10mg, 12.5mg, 15mg 등 6개 용량 제품으로 구성됐다. 릴리는 국내에서 당뇨병 치료제로 마운자로를 승인받은 후 같은 의약품명으로 비만 적응증을 확대했다. 미국에서 마운자로는 당뇨병 치료제다. 비만 치료제명은 젭바운드다.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공급 확대를 위해 추가적인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지주사인 노보홀딩스는 올해 2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캐털런트를 약 21조 9000억 원에 인수했다.

릴리는 마운자로 생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추가 생산시설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약 3조 3000억 원을 활용해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독일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유럽에서만 6곳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미국에서 공급이 재개된 만큼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일은 미정이다.

사샤 세미엔추크 노보 노디스크제약 대표는 지난 4월 개최된 '노보 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에서 "위고비 출시와 관련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우선순위 국가에 해당한다"면서 "환자의 안전과 치료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국가별 출시를 신중하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는 국내에서 비만 사업부를 통해 비만 치료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를 직접 판매했다. 위고비 판매 등으로 회사 외형이 성장해 비만 사업부 등 다양한 사업부에서 인력을 충원했다. 국내 출시 전략 등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릴리는 당뇨병 사업부에서 마운자로가 보유한 적응증별로 마케팅팀을 구성했다. 비만 치료제로 최근 적응증을 확대한 만큼 마케팅 전략 구성에 나서고 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