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바이오 신규 투자 2645억, 모처럼 ‘반등’…해빙기 오나

투자 규모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직전 분기보다 69% 늘어
"신약 개발 분야 투자 유치 아직 어려운 상황…투자 회복 기대"

ⓒ News1 DB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2분기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벤처 투자액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신규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다. 업계는 K-바이오·백신 펀드 등에 힘입어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가 활기를 띠기를 기대하고 있다.

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액은 2645억 원이다. 전년 동기 2145억 원 대비 23% 늘었다. 직전 분기 1563억 원에 비해서는 69% 급증했다.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는 2021년 최고치를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바이오·의료 분야에 불어닥친 투자 한파의 영향으로 봤다. 하지만 올해 2분기 투자액이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과 함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 규모는 2019년 1조 1033억 원, 2020년 1조 1970억 원, 2021년 1조 6770억 원으로 증가하다가, 2022년 1조 1058억 원으로 급격히 꺾이더니 지난해 8844억 원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분기별 바이오·의료 신규 투자액은 1분기 1520억 원, 2분기 2145억 원, 3분기 2599억 원, 4분기 258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전체 신규 투자에서 바이오·의료 분야가 차지한 신규 투자 비중은 15.7%다. 1분기 15.9% 대비 0.2%포인트(P) 줄었다.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 비중은 2020년 27.8%, 2021년 21.8%, 2022년 16.3%, 지난해 16.4% 등 줄어드는 추세다.

그동안 신규 투자가 줄어든 이유로는 호황기 이후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점이 꼽힌다.

투자 호황기인 2019~2021년에는 코로나19 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대다수 바이오기업의 파이프라인이 품목허가를 받지 못해 역풍이 불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는 바이오·의료 신규 투자 호황기 당시 투자한 기업들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후 2년가량이 지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실적을 확보하기 어려운 신약 개발사에 대한 투자가 줄었다고 보고 있다.

VC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고 있어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에 아직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공지능(AI) 의료 기업 등 매출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바이오 벤처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3000억 원 규모 K-바이오·백신 펀드가 조성되고 신약개발사들이 기술이전 등 성과를 내면서 신약개발사 신규 투자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전에도 기술력 등은 계속 검토해 왔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의료 업계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K-바이오·백신 1호 펀드를 운용하면서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 투자 유치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정부와 국책은행 출자금 600억 원과 민간 출자금 900억 원을 더해 총 1500억 원 규모 펀드를 운용 중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물질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 몇 곳을 합쳐서 하나의 회사 등으로 새로 구축하면서 해당 기업에 K-바이오·백신 1호 펀드와 제약사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의 투자 등을 고려하고 있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지난 6월 1566억 원 규모 K-바이오·백신 2호 펀드를 구축한 것도 바이오·의료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정부와 국책은행이 출자한 600억 원과 민간 출자금 966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1146억 원 규모를 우선 결성해 조기 투자를 시작했다.

한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 기업 대표는 "신약 개발 업계에 대한 신규 투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은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등 정부 관계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개발하고 임상에 진입한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은 벤처 투자 유치와 K-바이오·백신 펀드 유치 등으로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고 전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