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시장' 태국에 둥지 튼 일본 식약청…국내 제약사에 미칠 영향은

바이오벤처 찾아가는 규제기관…태국 미용 분야 시장 유망
아시아 의약품 시장 패권 경쟁…허가심사기관 해외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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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일본의 의약품 허가심사 규제기관이 동남아시아 의약품 시장 거점인 태국에 첫 국외 사무소를 설립하면서 아시아 지역 의약품 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올 7월 초 태국 방콕에 첫 해외 사무소를 설립하고, 8월 29일 일본 후생노동성과 방콕 현지에서 아시아 규제 조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일본 PMDA가 태국 방콕을 첫 해외사무소로 선정한 까닭은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 연합인 ASEAN 협력 강화를 위해서다.

태국의 PMDA 사무소는 아시아 규제 당국과의 규제 협력 플랫폼 개발, 의약품 규제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교환 및 다양한 상담,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 및 조직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 산업의 경우 규제기관의 영향력과 기준이 시장의 규모와 경쟁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다수의 다국적 제약회사가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고 활동 중인데 최근 국내 기업들도 진출하고 있다.

특히 태국은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 3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 규모는 연간 8조 원 수준이며 미용, 성형 등 분야 수요가 높아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등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기업들이 활약하는 곳이다.

인건비와 해운 항로를 활용한 지리적 이점 탓에 최근에는 생산거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삼일제약은 베트남에 점안액 생산 공장을 마련했으며, 동아에스티나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회사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연구시설과 의약품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PMDA는 올해 안으로 미국에서 해외 사무소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미국 사무소 개설은 미국의 신약 개발 스타트업들이 일본에서 신약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무소는 일본 내에서 어떻게 신약 승인신청을 하는지 등에 대해 무료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자국 내에 미국 바이오기업의 법인 등을 유치할 수 있다. 미국에서 허가되는 신약을 일본에서도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목적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는 해외 규제기관의 수출국에 대한 인식과 신뢰가 중요하다"면서 "규제기관 간의 교류 확대는 이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업의 진출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회사 관계자는 "태국 현지 규제당국과 일본 PMDA간 스킨십이 증가하면 해당 국가 내 기업 간 교류도 동반 상승하기 마련"이라면서 "국내 회사들이 동남아시아 진출을 지속 준비해 온 만큼 일본의 행보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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