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ADC 파이프라인 확장 중…M&A·기술도입·공동연구 활발"

박윤희 리가켐바이오 연구원, GCCL 웨비나서 ADC 최신동향 소개
"대부분 초기 단계서 개발 중…플랫폼 기술보다 파이프라인 이전 중요"

항체약물접합체(ADC) 약물 종류와 개발 전망.(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제약사는 인수합병(M&A), 기술도입, 공동연구 등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을 확장 중이지만 대부분 초기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박윤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141080) 연구원은 24일 지씨씨엘(GCCL)이 'ADC 최신 동향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온라인으로 개최한 제4회 GCCL 웨비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윤희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에서 ADC1팀장을 맡고 있다. HER2, ROR1 ADC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의 프로젝트 리더다. 충남대학교 미생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앞서 충남대에서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박 연구원은 발표 시작에 앞서 "지난말 리가켐바이오의 TROP2 ADC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이전됐다. 어려운 바이오 업계 상황이 지속되는 중에 긍정적인 소식이었다"면서 "최근에는 오름 테라퓨틱스가 버텍스에 ADC를 기술이전했다"고 말했다.

ADC는 암세포에 특이적인 항체에 세포독성이 강한 화학화합물 '페이로드'와 암세포 특이적인 '항체'를 '링커'를 통해 접합한 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찾아서 제거하는 정밀 유도탄으로 볼 수 있다.

주요 의약품으로는 2세대 ADC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있다.

엔허투를 구성하고 있는 트라스투주맙은 HER2 단백질에 특이적인 항체다. 유방암 등 암세포 표면에는 HER2 단백질이 다수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합물인 데룩스테칸은 엔허투 구조에서 페이로드 역할이다. 트라스투주맙은 로슈가 개발한 항체 치료제로 특허가 만료됐다. 데룩스테칸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화합물이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ADC 기술이전 동향은 ADC 플랫폼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파이프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산 수준으로 개발된 물질이 의미 있는 기술이전에 성공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빅파마는 초기 단계 ADC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면서 "후기 단계 ADC 파이프라인은 비어있다. 화이자가 시젠을 인수한 것처럼 M&A나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을 통해 ADC 포트폴리오 갭을 메우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연구·서비스 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ADC 임상시험 수는 340건이다. 2020년 100여건에서 3년 사이에 3배로 늘었다. 340건 중 1상과 2상이 79%를 차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340건 중 1상이 20%, 1/2상이 20%, 2상이 39%를 차지하고 있다. 2/3상은 1%, 3상은 9% 수준이다. 4상 등 기타 임상이 11% 비중을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임상에 사용되고 있는 ADC 절반가량이 토포이소머라아제1(Topo1) 억제제 계열 신약 후보물질"이라고 설명했다.

M&A,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 2018년부터 2022년까지 ADC와 관련해 기업 간 체결된 계약·협력 건수는 87건이다. ADC 거래 건수는 저분자화합물, 세포유전자치료제, 항체의약품, 다중항체 의약품에 이은 5순위지만 기술거래 규모는 가장 컸다.

ADC 평균 기술거래 가치는 22억5600만 달러(약 3조975억 원) 규모다. 기업간 거래가 가장 많은 저분자화합물의 평균 기술거래 가치는 7억7200만 달러(약 1조600억 원) 수준이다. ADC 기술거래 평균 선급금은 8억5100만 달러(약 1조1684억 원) 규모다.

선급금은 연구개발(R&D)에 실패해도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이다. 선급금이 클수록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 저분자화합물 평균 선급금은 3억1200만 달러(약 4283억 원) 규모를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ADC 개발에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항원 확장을 통해서 암 이외의 질병 치료 옵션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약물 다양성과 항체 특이성 향상을 통해서 적응증 확장뿐만 아니라 암세포가 보유하고 있는 이질성과 내성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