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유치 어려울 땐 앵커 투자자부터 설득하라"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VC부문 대표, BIX 2024서 제시
유안타, 1500억 규모 K-바이오·백신 1호 펀드 운용 속도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탈(VC)부문 대표가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BIX 2024에서 K-바이오·백신 1호 펀드 운용과 바이오 기업 투자 유치 전략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4. 7. 10/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시리즈 A 등 투자를 받은 이후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은 기존 투자자들 중 앵커, 리드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탈(VC)부문 대표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에서 K-바이오·백신 1호 펀드 운용과 바이오 기업 투자 유치 전략에 대해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영관 VC부문 대표는 "기존 투자자들이 지속 투자(팔로우 투자)를 하지 않을 때 '펀드가 모집되지 않는다' 등의 이유가 있으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팔로우 투자를 받기 어려운 이유는 계약 등에 따른 성과(마일스톤)를 달성하지 못하는 등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운용 중인 K-바이오·백신 1호 펀드 운용 전략. 2024. 7. 10/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K-바이오·백신 1호 펀드 주관 운용사다. 정부와 국책은행 출자금 600억 원과 민간 출자금 900억 원을 더해 총 1500억 원 규모 펀드를 운용 중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K-바이오·백신 운용 주요 전략은 국내외 제약사와의 협업과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 협력 모델이다.

정영관 대표는 "K-바이오·백신 1호 펀드는 시리즈 A나 B 단계에 있어서 FI가 단독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SI와 협력해서 함께 투자해 투자 대상 기업가치를 올리는 전략"이라면서 "해외에서는 빅파마들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을 갖고 있다. 이들하고도 연계해서 투자를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물질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 몇 곳을 합쳐서 하나의 회사 등으로 새로 구축하면서 해당 기업에 K-바이오·백신 1호 펀드와 제약사가 함꼐 참여하는 형태의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 인수합병(M&A) 등이 잘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3년에서 5년 동안은 M&A 등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바이오 기업은 주로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주식 시장에 상장한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제도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2020년 21곳에서 지난해 8곳이다.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정 대표는 상장을 심사하는 한국거래소에서 바이오 기업 상장과 관련해 다양한 근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가 바이오 기업에 요구하는 근거로는 △바이오 기업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수 △의미 있는 기술이전 경험 사례 △공동개발 실적 △국가신약개발사업 참여도 등이다.

정 대표는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이 일단 3개에서 4개 정도 필요하다. 1개만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실패했을 때 다른 방안이 없으면 안 된다고 보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선도 파이프라인이 임상 2상시험 중이거나 임상 1상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는가 등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가치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고 사실상 2000억 원 이상으로 상장시켜주지 않는다"면서 "상장 전 마지막 투자 유치는 1000억 원 내외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