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개발 첫 희귀질환 '고셔병' 치료제, 임상 1상 승인

전임상서 유효성·안전성 확인…최초 인간 대상 시험 속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이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유한양행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유한양행(000100)이 GC녹십자로부터 기술도입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

유한양행은 고셔병 치료용 신약으로 개발 중인 'YH35995'의 임상 1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달 28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착수하는 연구는 YH35995를 사람에게 처음으로 투여(FIH)하는 임상 1상시험이다. 건강인 성인 남성에게 YH35995를 경구 투여한 후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약력학적 특성을 평가하게 된다. 분당차병원에서 이뤄진다.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LSD(리소좀축적질환)의 하나로 5만~10만명 중 1명꼴로 환자가 발생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몸속 세포막의 한 구성성분인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를 분해하며 낡은 세포를 없애는 효소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가 유전자 이상으로 결핍되면서 나타난다.

해당 효소가 결핍되면 비장, 간, 림프에 낡은 세포들이 쌓이고 간·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관절통 등을 유발한다. 영유아 환자는 배가 부풀거나 성장이 늦춰지는 등 눈에 띄는 신체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YH35995는 글루코실세라마이드(GL1)의 생성을 낮추는 글루코실 세라마이드 합성효소(GCS) 억제제다. 기질감소치료법(SRT)에 해당하는 저분자 화합물이며 경구 투여용으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지난 2018년 GC녹십자로부터 기술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YH35995는 전임상 시험을 통해 우수한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혈액뇌장벽(BBB)을 투과할 수 있도록 개발돼 동물에서 높은 BBB 투과율과 기존 치료제 대비 뇌에서의 GL1 수치를 더 크고 오래 억제하는 특징을 보였다.

유한양행은 YH35995가 신경학적 증상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치료옵션이 제한적인 제3형 고셔병 환자들에게 임상적 유익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셔병은 임상적으로 3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1형은 신경 증상은 없고 주로 뼈, 간, 비장 등에 전구물질이 축적돼 골절, 출혈 경향, 빈혈, 종양 발생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형태다. 2형과 3형은 경련, 신경학적 퇴행 등의 신경증상이 급성으로 또는 만성적으로 동반되면서 1형의 신체 증상도 나타난다.

제2형과 3형 고셔병은 전 세계적으로 치료 옵션이 현재 거의 없는 실정이기에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높은 분야다.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YH35995는 유한양행 연구소에서 선도물질 도출과 최적화, 전임상 개발에 수년간 집중한 결과, 성공적으로 임상 개발 단계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유한양행이 개발하는 첫 희귀질환 치료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며, 곧 시험대상자 모집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