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놀란 '필름형' 조현병치료제…CMG제약 “이번엔 FDA 벽 넘는다”
[BIOUSA 2024] 세계 첫 ODF 아리피프라졸, 올 8월 미국 허가 신청
"내년 2월 전 품목허가 승인 예상…최대 1000억원 매출 기대주"
- 김태환 기자
(샌디에이고=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제약회사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도 없는 필름형 조현병 치료 개량신약을 들고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이하 바이오USA) 행사장을 찾았다.
주인공은 CMG제약(058820)의 '데핍조'(성분명 아리피프라졸)다. 이 약은 CMG제약이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구강붕해필름(ODF)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로 신청했던 개량신약이다.
당시 허가심사 과정에서 원료를 공급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불순물 문제로 4년 가까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지연됐다. 미국 시장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코로나19까지 발생해 남 모를 속앓이를 해왔다.
5일(현지시간) 바이오USA 현장에서 만난 정현준 CMG제약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로 지연됐던 FDA 실사가 2023년 재개됐고, 2023년 12월 원료회사가 생산공정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받았다"며 "올해 8월까지 품목허가 재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CMG제약은 올해 바이오USA에서 이 데핍조의 허가 이후 현지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사를 물색 중이다. 8월에 다시 심사를 신청하면 6개월 간의 절차를 거쳐 2025년 초에는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필름형 기술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던 만큼 허가심사 결과는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전 미팅 등록을 통해 만난 제약사들은 CNS 중추신경계 관련 파이프라인과 제품을 판매 중인 곳으로 필름형 제품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조현병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스스로 약을 삼키기 힘든 상태이거나 약의 쓴맛 등으로 인해 약 복용을 강하게 거부하는 특징을 갖는다. 데핍조는 첨가물을 통해 쓴 맛을 없앤데다 얇은 필름 형태의 막이 입에서 스스로 녹아 사라진다.
정 연구원은 "아리피프라졸 성분은 2022년 양극성 장애, 우울 장애, 뚜렛 장애 등 조현병 이외 용도 특허가 만료된 상황으로 시장 규모도 미국 기준 12조원에서 22조원까지 증가해 데핍조의 가치가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아리피프라졸 성분 약은 오리지널 약물인 정제형을 비롯해 구강붕해정, 서방형 주사제 등 다양한 제형이 있다. 서방형 주사제는 월 1회 접종이라는 강점이 있으나, 월 400만원 이상이라는 비용이 단점이다.
또 정제나 구강붕해정 등은 복용편의성이나 복용순응성에서 문제가 있다. 반면 데핍조는 주사제보다 저렴하다. 환자나 정부 재정에 경제성을 부여할 수 있어 미국 내 시장 진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CMG제약은 수익성 있는 약가 확보를 위해 데핍조를 美 FDA의 개량신약 허가규정인 '505b(2)'로 신청해 개량신약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미국에서 개량신약으로 허가를 받으면 제네릭보다 약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제네릭의 경우 성분명으로만 마케팅과 처방이 가능한 반면, 개량신약은 제품명으로 마케팅과 처방이 가능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로열티를 구축할 수 있다. CMG제약은 미국 현지의 개량신약 허가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력 중이다.
정 연구원은 "미팅한 업체들은 모두 필름형 제제 기술 자체에 놀란다"면서 "다른 제제 기술과 달리 필름형 기술은 구현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후발 경쟁업체 진입에 있어서도 강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CMG제약은 데핍조가 미국 정신질환 시장에서 약 3~5%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데핍조의 미국에서의 연간 매출은 약 600억원에서 1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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