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7개 신약 후보물질, 미국 유럽서 희귀의약품 지정 21건 확대
녹십자와 공동연구 '파브리병' 신약 후보 FDA 희귀약 지정
1상에서 허가까지 성공률 17%…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속도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혁신 신약 후보물질들의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가 21건으로 확대됐다.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과 GC녹십자(006280)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 파브리병 신약 후보물질 'LA-GLA'(코드명 HM15421·GC1134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됐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과 허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희귀의약품에 지정되면 신약 허가 심사비용 면제, 세금 감면, 동일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시판 허가 승인 시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혜택이 부여된다.
LA-GLA는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세계 최초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공동 개발 중인 파브리병 신약 후보물질이다.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점을 개선한 차세대 지속형 효소대체요법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LA-GLA 희귀의약품 지정에 따라 한미약품은 7개 파이프라인에서 11가지 적응증으로 총 21건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는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파이프라인별로 미국 FDA 10건, 유럽의약품청(EMA) 8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3건 등이다.
한미약품 파이프라인 중 가장 많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신약 후보물질은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다. 이 후보물질은 FDA와 EMA로부터 각각 △원발 담즙성 담관염 △원발 경화성 담관염 △특발성 폐 섬유증 적응증으로 총 6건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다. △섬유화를 억제하는 글루카곤 △인슐린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분비와 항염증 작용에 영향을 주는 GIP를 동시에 타깃한다.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FDA와 EMA, 식약처 등으로부터 △선천성 고인슐린증 △인슐린 자가면역증후군 △희귀소아질병(RPD) 등의 적응증에 대해 희귀의약품으로 선정됐다.
RPD는 희귀 소아질환을 예방 또는 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을 장려하고자 만들어진 FDA 특수 프로그램이다.
RPD 지정을 받은 적응증으로 해당 후보물질이 시판 허가를 받을 시 향후 사용할 수 있는 우선 검토 권한(PRV)이 제공된다. PRV는 FDA의 허가 심사를 6개월 내에 완료할 수 있도록 해주는 권리다. 다른 제품의 시판 허가 절차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회사 간 PRV 판매와 양도가 가능하다.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체내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짧은 반감기와 생체 유사환경에서의 부족한 용해도와 안정성을 개선한 주 1회 투여 방식의 글루카곤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등 기존 신약 후보물질 개발과 함께 희귀의약품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상부터 허가승인까지 성공률은 17%에 이른다. 비희귀의약품 성공률 5.9% 대비 약 3배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평균 임상 비용은 희귀의약품 2억4200만 달러(약 3300억 원)로, 비희귀의약품 4억8900만 달러(약 6669억 원)의 절반 수준을 나타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업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11.6% 성장해 오는 2028년 약 3000억 달러(약 409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개발은 일반 신약 개발에 비해 R&D 비용이 적고 높은 성공 확률을 나타낸다"면서 "시장 독점권 등 각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혜택 등이 있으므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다수 받는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블루오션인 희귀의약품 분야에서 신약 개발 R&D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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