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유치, 호황기가 특수적 상황…현실 냉정하게 봐야”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 ‘데일리 패밀리 데이’서 기술이전 노하우 등 공유
“바이오 기업, 시간과 경쟁해야…내부 BD 인재 키우는 것 중요”

박세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사장(COO·CFO)이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제3회 데일리 패밀리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4. 4. 16/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저를 포함해 바이오 업종에 종사하는 많은 분이 최근 업계에 빙하기가 왔다면서 좋은 시절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최근과 같은 상황이 보통이고 이전에 좋았던 시절이 특수한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냉정하게 판단하면서 회사를 경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16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열린 제3회 데일리 패밀리 데이에서 ‘바이오 벤처 경영 및 운영 전략·글로벌 기술이전 전략 및 노하우 공유’을 주제로 진행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데일리 패밀리 데이는 제약바이오 분야 전문 벤처캐피탈(VC) 데일리파트너스가 주최하는 행사다. 바이오·헬스케어 시장과 산업 전망, 기술이전·상장·특허 등 바이오 기업 경영 전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강연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증권사 관계자, VC 관계자,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은 회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을 맡고 있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연세대학교에서 최고경영자과정(MBA)을 밟았다.

박세진 사장은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입사해 인사팀장, 전략기획팀장, 미국 현지연구법인 관리담당, OLED 사업팀장 등 20년 동안 연구개발(R&D)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2006년 5월 레고켐바이오의 공동창업자 겸 CFO로서 초기 창업 과정과 기업공개(IPO)를 주도했다. 현재 리가켐바이오에서 경영관리, 사업개발, 투자유치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박 사장은 “현금흐름 원칙 중 하나로 리가켐바이오는 1년 6개월, 후속 투자 유치 등이 있었다”면서 “회사의 자금이 1년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남았을 때 무조건 투자 유치와 관련한 작업을 시작했다. 1년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분석하고 이 자금이 1년 미만으로 남았을 때 6개월 안에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리가켐바이오는 2006년 창업 시 창업자 4명의 자금 4억 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기업가치는 4억 원이었다. 첫 번째 투자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5억원을 받았다. 기업가치는 123억 원으로 뛰었다. 이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동양창업투자(현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았다.

박 사장은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기존 투자사가 후속 투자를 했는지 안 했는지만 봐도 좋은 바이오 기업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를 받기 전까지 바이오 기업은 을이지만 투자를 받은 후에는 사실상 갑으로 볼 수 있다. 투자 유치 시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바이오 기업이 일을 잘하는 인재에게 보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리가켐바이오 기술이전 현황. 2024. 4. 16/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박 사장은 바이오 기업의 주요 수익 전략인 기술이전과 관련해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과 내부 기술이전 전담 조직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리가켐바이오 기술이전 모델은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초기에는 개발 역량이 부족했다. 글로벌 제약사가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어느 파트너사가 가장 빨리 임상에 진입할 수 있는지 보고 개발 전문 사업에 집중하는 NRDO 바이오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면서 “파트너사가 임상 개발을 진행하니 이후 기술이전 협상에서 임상 데이터를 갖고 협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포순제약에 기술이전한 사례를 의미 있는 경험으로 보고 있다. 포순제약은 리가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한 HER2 타깃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B14’는 임상 3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2025년 바이오의약품 허가 신청(BLA)을 하고 허가 시 2026년부터 매출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박 사장은 “사업개발팀(BD) 등 기술이전 전담 조직을 회사 내부에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BD는 연구 못지않게 중요하다. 리가켐바이오는 BD 담당에게 만나고 싶은 회사가 있으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분야에서 기술이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업계 글로벌 최고 전문가다. 그들이 회사 기술에 대해 한마디 해주는 것이 크다”면서 “같은 업계의 최고 전문가가 주선해서 기술이전을 할 시 기술료의 3~5% 수준을 성공보수로 제공하는 방식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