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약값 부담 줄여라"…GC녹십자 '알리글로' 美 출시 전략

선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에 '알리글로 코페이 프로그램' 운영
미국 7번째 면역글로불린 후발 진입…시장 접근성 향상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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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GC녹십자(006280)가 미국 선천성 면역 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약값 부담을 지원하는 '코페이 프로그램'(COPAY PROGRAM)을 운영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시장 진입 전략 중 하나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도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Primary Humoral Immunodeficiency)에 사용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최초의 혈액제제이자 FDA 승인을 얻어낸 8번째 국산 신약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내 유통되는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현재 6개다. GC녹십자가 올 하반기 알리글로를 출시하면 2018년 옥타파마 '팬지가'(PANZYGA) 이후 시장 7번째 제품에 해당한다.

GC녹십자는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높은 가격 정책으로 입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면역글로불린 제제 가격이 국내보다 6.5배 이상 높은 만큼 1개 제품당 높은 판매가를 책정해 초기 적은 점유율로도 수익을 가져가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단, 이러한 높은 '제조사 고시 가격'(WAC)은 현지 사보험사와 파트너십을 맺는데 장벽이 될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격 효율이 높은 제품을 공급받고 보험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더 많은 이익을 갖기 때문이다.

이에 GC녹십자는 알리글로의 혈전색전증 부작용 감소에 대한 효과로 치료 비용이 더 감소한다는 제품 장점을 강조하는 한편 환자 부담 약값을 분담하는 코페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미국 사보험사와 협력을 추진한다.

이 프로그램은 알리글로가 획득한 일차 면역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준비 중이며, 지원 금액 규모는 아직 비공개다. 보험사와 의약품 제조사가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약값의 일정 부분을 나눠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가의 희귀의약품이나 주기적으로 계속 투여해야 하는 면역글로불린 제제 같은 의약품의 경우 환자 부담금이 높기 때문에 일부 조건에 부합한 환자를 선정해 약값을 지원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높은 약값에 대한 부담을 제약회사와 나눌 수 있고, 제약회사는 보험사 의약품 처방 목록에 자사 제품을 등록해 판매할 수 있어 초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이득을 볼 수 있다.

더욱이 의약품의 경우 한 번 처방을 받으면 제품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 금액 지원을 받은 환자는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해당 제품을 지속해서 치료에 사용하게 된다.

화이자나 다케다제약 등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미국 내 사보험사와 코페이 프로그램을 체결해 환자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항암제 '렉라자' 출시 후 한시적으로 환자에 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GC녹십자는 앞으로 미국 법인 GC바이오파마를 통해 보험사(Payer)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전문약국(SP), 유통사(Distributor)를 아우르는 수직 통합 채널 계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 사보험 가입자의 약 75%가 알리글로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다. 올해 하반기 출시 이후 연말까지 예상 매출액은 5000만 달러(666억 원). 5년 뒤인 2028년에는 3억 달러(3996억원) 매출이 목표다.

이우진 GC녹십자 글로벌 사업 본부장은 "중요한 점은 알리글로가 차별화된 제품력을 바탕으로 고수익 정책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면서 "코페이 프로그램도 환자 부담을 낮추고,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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