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美 출시 앞둔 알리글로 생산기지 가다…2028년 3억불 매출 목표
GC녹십자 알리글로, 아시아 최대 설비 오창공장서 생산…올해 매출 5000만불
미국 10여곳 전문약국과 계약 논의…'고마진 정책' 앞세워 침투
- 김태환 기자
(청주=뉴스1) 김태환 기자 = GC녹십자(006280)가 올해 하반기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로 미국 시장 침투를 시작한다. 출시 후 약 6개월간 예상하는 매출액만 약 5000만 달러(666억 원) 규모로 오는 2028년께 단일 품목 매출 3억 달러(3996억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우진 GC녹십자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27일 오창공장 프레스 투어를 통해 "미국은 약 13조 원 규모 세계 최대 면역글로불린 제제 시장"이라면서 "올 하반기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가 GC녹십자의 세계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알리글로는 GC녹십자가 2010년부터 13년을 기다려 온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한 자체 제조 면역글로불린이다. 면역글로불린은 혈액에서 분리한 혈장 내 단백질을 이용한 의약품으로 면역 결핍 등 증상 치료에 사용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15일 알리글로(ALYGLO)의 FDA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올 하반기 미국 내 자회사인 GC Biopharma USA를 통해 알리글로를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 출시 첫 해 목표 매출액만 약 666억 원으로 고가 정책을 통해 수익을 남긴다는 전략이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의 경우 국내보다 판매가격이 6.5배 이상 높게 형성된 만큼 수익성이 높다. 지난해 기준 미국 시장 면역글로불린 제제 평균 가격은 91달러에 달하지만, 한국은 14달러 수준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부터 미국 내 주요 '전문 약국'(SP, Specialty Pharmacy) 유통 채널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3월부터는 주요 학회에 참가하는 등 홍보를 진행하고, 오는 7월 주요 보험사 처방집(formulary) 등재와 함께 알리글로를 선보인다.
특히 고마진 전략, 제품 차별화, 계약 최적화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 빠르게 침투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미국 시장의 경우 CSL 등 7개의 경쟁사가 존재하는 데 고가의 특수의약품을 취급하는 전문 약국의 판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고수익을 보장한다.
이 전문 약국은 면역글로불린 유통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으면서 많은 영업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제품명을 구분하지 않고 성분명에 따라 제품 처방을 하기 때문에 알리글로와 같은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이 유리하다.
이 본부장은 "알리글로만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마진 전략을 수립, 보험사(Payer)와 처방 약 급여관리업체, 전문약국, 유통사까지 아우르는 수직통합 채널 계약을 통해 미국 사보험 가입자의 약 75%에 알리글로를 등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혈전 생성 부작용 줄인 '알리글로'…충북 청주 오창공장서 공급
알리글로의 생산은 GC녹십자의 충북 청주 오창공장이 맡는다. 혈액제제를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생산 기술과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데 GC녹십자는 197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혈액제제 공장을 설립, 제조·생산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50년 이상의 생산 연구 노하우는 알리글로에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Cation Exchange Chromatography) 기술을 도입해 제품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면역글로불린 제제의 부작용인 '혈전색전증'(Thromboembolic Event) 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 혈전색전증의 주원인이 되는 혈액 응고 11인자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박형준 GC녹십자 공장장은 "지난해 4월 FDA에서 오창공장의 혈액제제 생산시설 실사를 받고,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오창공장은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을 충족하는 cGMP 생산시설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오창공장은 지난 2007년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13만 제곱미터(㎡) 부지 규모로 설립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이다. 면역글로불린을 비롯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 세계 2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 등을 생산한다.
혈장 처리 설비만 연간 130만 리터에 달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다. 2019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완제 공정 시설인 '통합완제관'(W&FF, Warehouse & Fill and Finish)이 들어섰다. 이 시설은 충전·포장 시설과 함께 '무균충전 설비'(Isolator) 및 '단일 사용'(Single-use) 시스템을 보유한다.
이 통합완제관은 지난해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 적격성평가(PQ) 인증을 취득, 국제기구 조달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통합완제관은 기획 단계부터 자체 품목과 함께 위탁생산(CMO) 물량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향후 글로벌 의약품 생산기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원료 입고부터 생산, 출하까지 전 공정을 자동화한 최첨단 자동화 설비도 갖춰 향후 전 자동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도 추진한다.
박 공장장은 "2030년 1조원 매출 규모의 글로벌 의약품 생산공장 초석을 다졌다"면서 "알리글로를 기반으로 현재 개발 중인 희귀의약품 등의 후속 생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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