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어려워 100명 중 2명만 받던 간이식 수술법, 생존율 더 높아
난도 높은 우엽 앞·뒷부분 이식…합병증도 큰 차이 없어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수술이 어려워 100명 중 2명 정도가 받아왔던 간이식 수술법이 일반적인 간이식 수술법보다 생존율이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간담췌외과 최기홍·이식외과 이재근 교수, 임승혁 강사 연구팀은 오른편 간의 앞·뒷부분을 활용하는 술기로 생체 간이식을 시행했을 때 일반적인 이식과 비교해 생존율은 높아지고 합병증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간이식은 간이 제기능을 못하는 말기 간 질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으로 뇌사 기증자의 간을 이식하는 뇌사자 간이식과 살아있는 사람의 간을 일부 떼내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이 있다.
2022년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전체 간이식 사례 1452건 중 76.4%가 생체 간이식이다.
현재 주로 진행하는 생체 간이식은 간 오른편인 우엽을 이식하는 '우엽 간이식'과 그 반대편의 좌엽을 이식하는 '좌엽 간이식'으로 나뉜다.
간이식을 하기 전엔 어느 정도의 크기와 무게의 간을 이식할 수 있는지 수혜자 간의 해부학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이를 신경쓰지 않은 채 이식을 진행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엽 간이식'은 간 기증자에게 남겨진 간의 크기가 작아 기증자의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고 '좌엽 간이식'은 수혜자의 체중보다 이식되는 간의 무게가 적어 수혜자가 위험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경우엔 간 우엽이 아닌 우엽의 앞부분(우전구역)이나 뒷부분(우후구역)의 이식을 고려하기도 하지만 간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수술의 난도가 높아 잘 시행하지 않아 왔다.
이에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 497명을 대상으로 수술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간이식(우엽·좌엽 간이식)을 받은 환자 A군(487명, 97.9%)과 시행 빈도가 낮은 간이식(우전구역·우후구역 간이식)를 받은 환자 B군(10명, 2.01%)으로 나눠 수술 경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B군의 생존율은 90.0%로 A군(87.7%)보다 높았다. 또한 우전구역과 우후구역이 기존 이식 부위보다 구조가 복잡해 합병증이 대폭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A군과 B군의 합병증 발생률은 통계학적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체중, 간 무게 등 생체적 조건으로 인해 우엽 간이식, 좌엽 간이식과 같은 일반적인 간이식을 시행하지 못하더라도 우엽의 앞부분이나 뒷부분을 활용해 이식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최기홍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에는 잘 시행되지 않던 간 우엽의 앞부분과 뒷부분으로 진행한 간이식의 안전성이 확인됐다"며 "이를 기반으로 기증이 불가했던 상황에서도 간이식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의학연구회지(European Journal of Medical Research) 최신 호에 게재됐다.
sssunhu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