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용 챗GPT 개발, 데이터 어떻게 다룰지 이해관계자 협의 필요”

MS‧광장‧아벨리노 ‘바이오 추적감시와 AI‧암호화’ 포럼 개최
“빅데이터 무조건 AI에 적용하는 것 아냐…유연하게 접근해야”

이상엽 카이스트 연구부총장(왼쪽)과 데이비드 류 MS CMO, 수잔 다니엘 아벨리노 CSO, 조나단 몽크 팔모나 공동설립자, 김현욱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부교수가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2023.11.27/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의료와 공중보건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해관계자의 협의가 가장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단순히 빅데이터를 AI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양과 질을 검토하고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바이오 추적감시와 인공지능(AI)‧암호화 컴퓨팅’(AI&Confidential computing in Bio Surveillance)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주최했다. 아벨리노와 법무법인 광장이 후원하는 심포지엄이다.

MS는 ‘모든 책상 위에 MS 컴퓨터를 놓자’라는 비전에서 ‘더 많이 세상에 기여하자’로 목표를 바꾸고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벤처기업 등이 유망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술 부문 등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MS와 아벨리노는 의료‧공중보건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앞서 MS와 캘리포니아 보건의료예비군(CHMRC)이 설립한 헬스에쿼티컨소시엄(HEC)에 아벨리노가 참여하고 있다. 아벨리노와 자회사 팔모나는 클리아랩 서비스와 MS‧HEC 기술 플랫폼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팔모나는 HEC 데이터 시스템에 생물정보학 분석 기능을 공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최한 '바이오 추적감시와 인공지능, 암호화 컴퓨팅' 심포지엄 참가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2023.11.27/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암호화 컴퓨팅 사례 분석:감염병 감시를 발전시키기 위한 유전체학 및 AI’를 주제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패널 토론에는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겸 연구부총장을 좌장으로 데이비드 류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최고의료책임자(CMO)겸 의료부문 부사장과 김현욱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부교수, 수잔 다니엘 아벨리노 최고과학책임자(CSO), 조나단 몽크 팔모나 공동설립자가 참여했다.

이상엽 연구부총장은 패널들에게 AI가 공중보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조나단 몽크 팔모나 공동설립자는 “AI를 사용해 염기서열 분석 등을 할 수 있다. 팔모나에서는 AI로 게놈염기서열 분석과 독성분석, 항생제 내성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진단 뿐만 아니라 감염병 감시 등에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부교수는 “병원에는 상당히 많은 환자 데이터가 있는데 이를 최첨단 챗GPT 같은 AI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 데이터를 병원 등 공중보건을 위한 시스템에 맞게 바꿔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병원용 챗GPT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협의가 필요하다. 협의가 이뤄지면 최첨단 기술도 보건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빅데이터가 있다고 무조건 AI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것인지, 데이터의 양과 질은 충분한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AI만을 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므로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보건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AI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동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AI 알고리즘의 편향을 줄이는 방법도 꾸준히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부교수는 “연구원 등 개인적인 단위에서 시작해 국가 단위까지 AI를 사용하는 관계자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AI 모델이 어떻게 운용되고 어떻게 데이터가 옮겨지는지 투명해야 한다. 모든 프로세스가 공개될 필요가 있고 사람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잔 다니엘 아벨리노 CSO는 “AI와 관련한 도전과제로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를 걸러내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질 높은 데이터를 넣어야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 데이터가 바뀌면 알고리즘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 투명한 검증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나단 팔모아 공동설립자는 “AI 알고리즘은 정확하고 정밀한 정보를 추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편향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데이터가 충분히 다양하지 않을 땐 편향된 예측이나 분석이 나올 수 있다. 의료진 등이 AI가 분석‧예측한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논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했을 때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2300여개다. 미국에서는 연간 10만명이 2~3개 이상의 의약품을 동시에 복용했을 때 부작용으로 사망한다. 46만개 부작용에 대해 AI를 활용하는 방안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비드 류 MS CMO는 “AI 예측 모델이 있지만 어느정도 가치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기존에 증거에 기반을 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과 AI를 활용하기 위한 근거를 쌓는 것이 유사하다. 후향적인 가치평가가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