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공중보건 적용 시 데이터·투명성 중요…규제당국 관여해야”
데이비드 류 MS CMO, ‘바이오 추적감시와 AI‧암호화’ 기조강연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의료와 공중보건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AI 개발‧운용 시 개발자나 운용자 뿐만 아니라 규제당국 관계자도 참여해야 합니다. AI가 어떻게 개발되고 사용되고 있는지 계속 검증해 투명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바이오 추적감시와 인공지능(AI)‧암호화 컴퓨팅’(AI&Confidential computing in Bio Surveillance) 심포지엄에서 데이비드 류 마이크로소프트(MS) 글로벌 최고의학책임자(CMO)겸 의료 부문 부사장은 ‘바이오 추적감시와 AI의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데이비드 류 MS CMO는 삼성전자 미국 법인 CMO 겸 부사장을 역임한 인사다. 소비자기술협회 의료기술위원회 의장을 역임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립보건원(NIH)의 의료기기 자문 그룹인 국가평가시스템의료기술조정센터(NESTcc)의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데이비드 류 CMO는 “AI에 대해서 두 가지 큰 흐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대감이 큰 사람들과 공포감이 큰 사람들”이라면서 “공포감을 해소하기 위해 AI를 활용한다고 했을 때 모든 가능성을 분명히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같은 경우에는 AI 활용과 관련한 법령이 있어서 어떻게 AI를 활용해야 하는지 지침을 줬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개발‧운용을 투명하게 검증하는 등 전체적인 활용 과정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개발자와 규제당국이 함께 공동의 책임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I를 바이오 추적감시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집하는 데이터의 품질이 높으면서 규모가 커야 한다는 요구조건이 있다. 의료와 공중보건 분야는 품질 높은 데이터가 대규모로 있지만 개인정보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수집에 한계가 있다.
앞서 MS와 캘리포니아 보건의료예비군(CHMRC)은 헬스에쿼티컨소시엄(HEC)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HEC는 공중보건 연구소와 병원이 협업할 때 개인정보 보호 등 데이터 보안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혁신적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HEC는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Azure) 플랫폼을 기반으로 암호화 컴퓨팅 기능을 갖춘 독점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소스 데이터나 개인식별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조직이 공통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데이비드 류 CMO는 “AI는 1956년 컴퓨터,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1997년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겠다고 보고 기계학습이 만들어졌다”면서 “2017년 AI와 관련한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AI가 개념간 상호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2021년에는 생성형 AI라는 기술이 만들어졌다. 언어 등을 통해 다음에 나올 수 있는 언어를 예측하는 AI다. 이를 통해 챗GPT 등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고지능 AI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의료와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AI에 입력되는 데이터는 공공데이터가 된다. 보안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환자 데이터, 질문, 답변 등이 공유가 되고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면서 “보안환경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기술이 있다. 연합학습과 비식별화 등이다. 환자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AI에 막대한 데이터를 넣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류 CMO는 의료‧공중보건 분야에서 AI가 사람의 생산성 향상을 돕는 동반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 사례를 들었다. 대장암을 우려해 대장암과 관련한 검사를 진행한 환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례다. 환자와 검사를 진행한 의료인 등은 ‘대장암’에만 집중해 다른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발상하기 어려웠다는 한계가 있었다.
데이비드 류 CMO는 “문제는 대장암 검사에만 집중한 것”이라면서 “AI를 활용하면 대장암 확인을 위해 진행한 검사에서 다른 질환 발생 가능성을 알아챌 수 있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확인할 수 있다. AI는 환자나 의료진이 예측하지 못한 질환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S에서는 AI를 ‘코파일럿’이라는 개념으로 활용한다. 사람은 업무를 하던대로 하고 옆에서 AI가 도와주는 방식이다”면서 “어떤 의사든 AI를 사용하면 코파일럿이 있는 것. 업무상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분석하고 사람이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들어 제공하는 방식. 코파일럿 개념으로 보면 의료와 공중보건 분야에서도 AI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데이비드 류 MS CMO 외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이상엽 카이스트 특훈교수 겸 연구부총장, 김현욱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부교수, 수잔 다니엘 아벨리노 최고과학책임자(CSO), 조나단 몽크 팔모나 공동설립자 등이 참석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기조강연에 앞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기간 전 세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서 많은 혁신이 일어났다”면서 “우리나라 정부는 올해부터 복지부, 질병관리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8개 부처가 협력해 방역체계 고도화를 위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활용해 감염병 유입 위험도를 조기에 예측하고 변이주를 추적하는 디지털 감시체계, 역학조사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AI가 이끄는 디지털 대전환 시기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국가 기술발전과 보건의료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