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팬데믹 대비하려면 규제조화‧민관협력‧투자 이뤄져야”

'세계바이오서밋' 참석 감염병 치료제‧백신 전문가 한 목소리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계바이오서밋' 이틀째인 21일 이수영 셀트리온 신약개발본부 본부장(큰 화면) 등 국내외 감염병 치료제 백신 분야 전문가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2023.11.21/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코로나19 이후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관협력 투자와 전 세계적인 치료제‧백신 규제 조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21일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세계바이오서밋’을 개최했다.

행사에 참여한 감염병 치료제‧백신 분야 전문가들은 ‘치료제 개발·생산·공급 및 글로벌 치료제 연구 협력 다변화 전략’과 ‘치료제 개발 역량강화 가속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이라는 대주제로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글로벌 치료제 분야 개발 전략 등을 공유했다. 치료제 연구개발(R&D) 단계별로 각국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협력 방안에 대한 심층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는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사업단장, 셰이머스 오브라이언 항생제 연구개발 파트너십(GARDP) R&D 총괄책임자, 이수영 셀트리온 전무, 페트로 터블란쉬 아프리젠 대표, 하야토 우라베 일본 글로벌헬스기술진흥기금 부대표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묵현상 단장은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규제 조화가 필요하다”면서 “감염병 치료제와 백신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각 규제기관마다 법이 다르다. 빠른 대응을 위해 규제에 대한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팬데믹 발생 시 신속하게 치료제와 백신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민관협력과 인센티브, 투자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수영 셀트리온 신약개발본부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민관협력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잠재적인 치료제에 대한 목록과 감염병 전문병원 등을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R&D 부문과 관련해 투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투자는 민관 양쪽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영 본부장은 “정부 차원에서 투자가 지속해서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 생산을 위해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 일부 희생이 있었지만 R&D 부문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셰이머스 오브라이언 GARDP R&D 총괄책임자는 “민관협력이 더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그런 것이 있어야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팬데믹 대응과 국제 보건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펀드)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와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3자간 협력을 통해 이뤄진 민관협력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기금이다. 지난 2018년 설립돼 파트너사 70곳이 50건의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총 누적 지원금은 630억원이다.

하야토 우라베 일본 글로벌헬스기술진흥기금 부대표는 “일본 글로벌헬스기술진흥기금은 일본 정부가 50%, 웰컴트러스트재단에서 25%, 일본과 글로벌 제약사 등에서 25% 자금을 투자해 민관 파트너십을 이루고 있다. 라이트펀드와 유사한 기금”이라면서 “팬데믹 대응을 위해서는 우선 순위 설정, 표준 프로토콜 마련, 생산역량, 바이오마커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야토 부대표는 또 “팬데믹 대응을 준비하는 데 있어 우리가 격리된 채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혁신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그릇된 추정 등을 파악하고 사업을 더 진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