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차세대 항암 바이오마커 발굴…치료 반응 2~3배 증가”
안창호 루닛 의료총괄, AI 파마 코리아 콘퍼런스서 특별강연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특정 항암제를 사용했을 때 치료 반응이 좋은 환자를 골라내는 것은 정밀의료의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능을 더 나타낼 수 있을지 선별하는 것은 전통적인 치료 방법에 비해 치료 반응률을 2~3배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안창호 루닛(328130) 의료부문 총괄은 2일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파마 코리아 콘퍼런스 2023’의 특별 강연에서 AI 바이오마커 효과와 발전 가능성을 소개했다.
바이오마커는 인체 단백질이나, DNA,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체외에서 체내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생체지표다. 특정 질병이나 암 등과 관련해 정상적인 상황과 병적인 상태를 구분하거나 약물 치료 반응 등을 예측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표지자다.
안창호 총괄은 “바이오마커가 항암제를 사용할 때 중요한 이유는 치료반응률이 낮기 때문”이라면서 “암환자 10명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면 2~3명에게만 반응이 나타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약을 투여해야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4기 암환자는 대개 1년 생존하는 것으로 보는데 투여한 약물이 효능을 나타내는지 알기 위해서는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면서 “암환자 치료 과정에서 2개월은 중요한 기간이다. 치료효과가 없는데 부작용은 나타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암과 관련한 주요 바이오마커는 DNA 측정이다. EGFR 돌연변이 등을 측정해 환자를 선별하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항암분야에서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한 이유는 약효가 잘 반영되는 환자를 선별하고 독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루닛은 병리 조직 이미지를 바탕으로 환자 종양의 특성을 분석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확립했다. 이 바이오마커는 폐암, 담도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 대해 실제 환자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검증됐다.
루닛은 검증을 위해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를 분석해 HER2 발현율을 정량화해주는 제품인 ‘루닛 스코프 HER2’와 AI 바이오마커로 환자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했다.
루닛은 HER2 양성 대장암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 병용요법 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루닛 연구진은 루닛 스코프 HER2를 통해 HER2 염색강도를 1+, 2+, 3+로 분류해 종양세포를 검출했다. 루닛 스코프 IO를 통해 면역세포 등의 종양 미세 환경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 30명의 병용 투여 약물에 대한 반응률(ORR)은 26.7%인 반면, 루닛 스코프 HER2가 염색 강도 3+로 분류한 환자 23명의 ORR은 34.8%를 나타냈다.
기존 유방암, 위암 기준치를 적용해 분류한 환자 19명의 ORR은 42.1%로 증가했다.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 또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안 총괄은 “예측 바이오마커를 통해 환자를 선별하면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불필요한 부작용을 방지하고 최적의 의료 자원 배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마커는 신약 개발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3배 정도 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항암제 개발 과정을 보면 바이오마커가 있는 약물은 개발 기간이 2년 정도 단축된다. 더 빠르고 성공적인 약제 개발과 바이오마커는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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