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HI2023] “K-제약바이오 높아진 위상 실감…땡큐 삼성바이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스페인 바르셀로나 CPHI서 수주 총력전
참가 국내 기업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선도기업 역할, 큰 도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기존 고객사‧신규 고개사와 수십 번의 업무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CPHI 월드와이드 2023’(CPHI)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전에 열린 행사보다 더 열기가 뜨거운 것 같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 큰 기업들이 선도기업 역할을 해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려 26일 폐막한 제약바이오 국제 전시회 CPHI에 참가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들은 고객사 미팅을 통해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입을 모았다.
CPHI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대표 행사 중 하나다. 해마다 유럽 주요 국가에서 돌아가며 개최된다. 올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총 3일간 진행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에는 글로벌 곳곳의 제약바이오 기업 2700여곳이 참여해 부스를 설치했다. 행사기간 동안 4만여명이 전시장을 방문했다.
올해 CPHI에서 단독 전시 부스를 등록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70여곳이다. 전년 60곳보다 10여곳 가량 늘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는 한국관 부스를 별도로 마련해 국내 기업을 지원했다. 한국관을 통해 참가하는 기업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곳이다.
김경진 에스티팜(237690) 대표는 “에스티팜은 10여년 동안 CPHI에 참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에 방문한 것 같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과 같은 큰 기업들이 자체 부스를 설치하고 홍보에 나선 이후 부스를 마련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에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사가 열린 3일 동안 꾸준히 대규모 인파가 전시장을 찾았다. 오전 9시 행사장이 열릴 때는 줄을 서서 오래 기다려야 행사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는 메인 스폰서로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로고가 돋보였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직접 영업 일선에 나서 글로벌 고객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업 중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유일하게 선정됐다”면서 “생명과 직결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신뢰도는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 국제 무대에서 높은 신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늘어나는 바이오의약품 CDMO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이번 CPHI 기간 중 부스를 방문한 고객사에게 현재 인천 송동에 건설 중인 5공장을 소개하는데 공을 들였다. 18만ℓ(18만리터)급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총 78만4000ℓ로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대규모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연간 수주액 2조726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연간 수주 실적이다. 이달 기준 누적 수주 총액은 약 118억달러(약 16조원)다.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총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수주 경쟁력을 입증했다.
존 림 대표는 “어려운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저력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067280)은 ‘한계를 넘어선 대담한 여정’(Daring to Go Beyond)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피하주사제형) 등 차세대 신규 폼목을 소개했다. 위탁생산(CMO) 역량도 알리면서 미팅룸을 따로 만들어 고객사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통합 셀트리온은 높은 원가경쟁력과 바이오시밀러,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참여한 이번 CPHI에서 다양한 파트너십 미팅과 신규업체 발굴이 이뤄진 만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그룹의 비전2030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K팜테코는 요그 알그림 대표를 비롯해 앰팩‧SK바이오텍 아일랜드‧이포스케시‧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CBM 등 자회사 주요 경영진들이 대거 참여해 미팅을 진행했다. 행사 첫날 저녁 고객사와 만찬을 진행해 환자들을 위한 고품질 CDMO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강조했다.
SK팜테코는 잠재 고객들에게 △미국‧유럽‧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공급망 △CGT 원료부터 완제품까지의 개발‧생산‧분석 등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제공 가능한 서비스 역량 △합성원료의약품 생산 연속공정 기술 등을 알렸다.
요그 알그림 대표는 “내가 30여곳, SK팜테코팀은 80곳 이상의 기존‧신규 잠재 고객 미팅을 소화했다”면서 “CGT 매출이 해마다 150~200%씩 성장하고 있는 만큼 SK팜테코는 몇 년 후 10억달러(약 1조3580억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의 메탈 프레임과 라이트 패널과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활용해 부스를 제작했다.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친환경 행보를 소개했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역량과 약물항체접합체(ADC) 기술 플랫폼 조성 계획, 국내 바이오 플랜트를 통한 중장기 사업 전략, 바이오벤처 이니셔티브 조성 등을 강조했다.
동아에스티(170900)와 에스티팜은 함께 부스를 마련했다. 동아에스티는 △연구개발(R&D)과 생산역량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등 자체 개발 신약과 개량신약을 홍보했다. 53개 국가 150여개 업체 제약바이오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기술이전과 도입 등 협업 기회를 모색했다. 이번 CPHI에는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 사장이 직접 참여해 비즈니스 미팅을 이끌었다.
에스티팜은 제2올리고동 증설에 따른 올리고 핵심원료(API) 선수주에 나섰다. 2025년 제2올리고동 완공 시 에스티팜의 올리고 원료 생산능력은 연간 2.3t~7t(14mole/일)으로 현재 대비 7.7배 늘어나게 된다.
김경진 대표는 30여명의 영업인력과 행사에 참여해 사전 약속된 미팅 80여건을 소화했다. 그는 대표는 “2026년부터 가동할 계획인 제2올리고동에서 생산할 올리고 원료 CMO 선수주를 목표로 이번 CPHI에 참석했다”면서 “선수주 활동을 시작해야 2024년부터 구체적인 소통을 진행해 계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000100)은 화학합성의약품 API CDMO 사업 홍보에 나섰다. 고객사에게 유한양행이 보유한 API CDMO 경쟁력인 선진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cGMP) 생산시설에 기반한 고품질 생산역량, 중앙연구소의 신약 합성 공정‧분석 연구역량, 고객사 맞춤형 신속한 소통 등을 소개했다.
이해영 유한양행 해외사업부 CDMO팀장은 “유한양행은 합성약 API CDMO 서비스와 관련해 이번 CPHI에서 기존 고객사, 신규 고객사 등 20여곳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저가 API 공세에 맞서 신약‧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약 API를 높은 품질로 생산하는 전략에 기반을 두고 API CDMO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069620)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3가지 전략에 기반을 두고 고객사에게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소개했다. 인허가 효율성 극대화‧제품 경쟁력 확장‧제조 혁신 경쟁력을 통해 2030년까지 펙수클루, 엔블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도영 대웅제약 글로벌 개발사업 센터장은 “국내 제약바이오들은 CPHI에서 단독 부스를 크게 만든 적이 별로 없었다”면서 “이전에는 진열된 홍보 책자에 의존해 질문을 건넸다면 지금은 ‘너네 이 제품 지역 파트너사는 어디냐. 없으면 우리랑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제품을 알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류처럼 K-제약바이오도 전 세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메인 스폰서를 맡는 등 K-제약바이오 위상이 전보다 더 올라간 것 같다. 성장하는 제약바이오 생태계에서 함께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CPHI에 처음 부스를 설치한 GC녹십자(006280)는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무제한 콘텐츠 제공, 검색 결과 상위 노출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플래티넘 멤버십 자격으로 참가했다. 백신·혈액제제 등 완제품 수출 비즈니스 등을 소개했다. 또 본격적으로 글로벌 CMO 사업 진출을 위해 글로벌 고객사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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