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기업들이 눈독 들이는 '이 기술'…황금알 낳는 'SC' 뭐길래
셀트리온, 램시마SC로 바이오시밀러 넘어 미국서 신약 발판
알테오젠 SC 전환 플랫폼 해외서 주목…'키트루다'도 변신 계획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바이의약품의 제형변경 기술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정맥주사 형태의 기존 항체의약품을 환자 스스로 투여 가능한 '피하주사'(SC, Subcutaneous injection) 방식으로 바꿔 수익을 극대화하는 흐름이 대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셀트리온(068270)과 알테오젠(196170)이 이 SC 제형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SC는 기존의 정맥주사보다 투약이 간편해 많은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스스로 투약하는 주사 방식에 대해 공포감을 갖는 동양 문화권과 달리 서구에서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주기적으로 투약이 편리한 SC 제형 제품을 선호한다. 자가 주사형당뇨병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SC 제형 기술 접목 의약품은 2013년 일본 다케다제약의 면역결핍치료제 '하이큐비아' 허가 이후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도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선보인 이후 세계 최초로 이 성분의 SC제형 변경에 성공했다.
램시마SC는 환자가 집에서 의약품을 보관하며 2주에 1회씩 피하지방에 자가 주사를 할 수 있어 간편하다. 정맥주사는 투약 효과가 빠르고, 약 8주 단위로 투약 간격이 길지만 정맥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IV제형과 SC제형은 이와 같이 각기 다른 장단점과 국가별 생활환경 차이, 문화적 요인 등에 따라 환자들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셀트리온은 듀얼 마케팅으로 시너지(동반상승)를 창출하고자 SC 제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램시마SC는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유럽 주요 5개국(EU5)에서 1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독일에서 33%, 프랑스에선 21%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SC제형의 차별성을 인정받아 신약으로 허가 절차를 밟는다. 신약은 제형 변경으로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더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다. 램시마SC의 미국 허가 심사 결과는 오는 10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세대 바이오벤처로 꼽히는 알테오젠은 SC 제형 플랫폼 기술로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한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을 보유 중이다.
하이브로자임은 알테오젠의 단백질 공학 능력을 활용해 2018년 개발된 히알루로니다제 'ALT-B4'를 활용한 피하주사제형 변경 플랫폼을 말한다. 피부 내 히알루론산층에 통로를 만들어 기존 SC 기술보다 더 많은 용량의 항체의약품 투약이 가능하다.
알테오젠은 이 ALT-B4로 해외 빅파마들과 다수 계약을 맺고 있다. 그중 미국 머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ALT-B4를 접목해 오는 2025년께 '키트루다SC'를 출시해 2028년 특허 만료 예정인 기존 키트루다 시장을 방어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회사 입장에서 SC제형 변경을 활용하면 기존 제품의 특허 연장이 가능한데다 임상시험도 소규모로 진행할 수 있어 상업화에 효율적"이라며 "편의성 측면과 시장 방어 측면 등 SC제형이 다방면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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