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약 제멋대로 만든 한국휴텍스제약에 철퇴…공장 문 닫는다

허가 사항과 다르게 제조, 기록서 거짓 작성 등 GMP 위반 확인
GMP 적합 취소 첫 사례…해당공장에서 약 제조·판매할 수 없어

의약품 안전성 속보(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한국휴텍스제약이 허가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임의로 제조한 사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됐다. 특히 약을 멋대로 만든 이 회사의 경기 화성시 향남공장은 당분간 약을 다시 만들기 어려울 예정이다.

식약처는 한국휴텍스제약이 제조·판매하고 있는 소화제 '레큐틴정' 등 6개 품목에 대해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위반이 확인돼 제조·판매중지를 명령했다고 21일 밝혔다. 또한 지난 2021년 11월부터 제조돼 현재 사용기한이 남아있는 해당 제품의 모든 제조번호 제품을 회수 조치했다.

6개 품목은 레큐틴정(성분명 트리메부틴말레산염)을 비롯해 항생제 '록사신정'(록시트로마이신), 제산제 '에디정'(침강탄산칼슘)과 '잘나겔정'(알마게이트), 소화제 '휴모사정'(모사프리드시트르산염수화물), 진통소염제 '휴텍스에이에이피정325밀리그람'(아세트아미노펜제피세립)이다.

이번 조치는 식약처가 이 회사의 GMP 준수 여부 등에 대한 특별기획 점검을 한 결과 해당 6개 품목 제조 과정에서 첨가제를 임의 증량하거나 감량해 허가(신고) 사항과 다르게 제조하고 제조기록서에는 허가(신고) 사항과 동일하게 제조하는 것처럼 거짓 작성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뤄졌다.

해당 6개 품목 외에도 시험성적서·출하승인서 등을 작성하지 않는 등 GMP 기준을 위반한 품목도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들 품목에 대해서도 약사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6개 품목에 대한 제조·판매중지 조치는 이 회사에서 회수와 품목 변경허가(신고) 등 필요한 안전 조치를 완료할 때까지 유지된다. 또한 식약처는 6개 품목의 품질 적정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식약처장 지장 시험·검사기관에서 시험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조치했다.

한국휴텍스제약은 2022년 12월 'GMP 적합판정 취소제도'가 도입된 뒤에도 '지속적인 제조기록서 거짓 작성' 등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는 위반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GMP 적합판정 취소제도'는 GMP 적합판정이 취소된 이후부터는 해당 제조소에서 약을 제조·판매할 수 없게 한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해당 의약품 제조소는 식약처 GMP 적합판정이 취소될 예정인데, 이는 국내 첫 사례가 된다. GMP 적합판정이 취소된 뒤로 약을 만들 수 없는데 이후 재신청 절차를 밟으면 심사 후 다시 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소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식약처는 의약 전문가에게 이번 조치 대상품목의 처방·투여 중지를 권고했다. 해당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약사와 상의하도록 했다. 의사·약사·소비자단체 등에는 관련 제품 회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내용의 '의약품 안전성 속보'를 배포했다.

식약처는 "이번 한국휴텍스제약에 대한 점검은 일부 제약업체의 고의적 일탈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2022년부터 운영 중인 'GMP 위반 우려 업체 대상 무통보점검'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앞으로도 국내 의약품 제조·수입 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