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전남, 그린 바이오 분야서도 두각…천연물 활용한 제품 가시화

전남바이오진흥원 산하 천연자원연구센터 R&D 노력의 결실
루테인 대체한 '차즈기', 신규 효능 확보한 '멀꿀나무' 등 다양

전남 장흥군 내 멀꿀나무 재배지 전경./뉴스1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최대 농작물 생산지인 전라남도가 바이오 산업 부흥기를 맞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화순군을 중심으로 한 백신과 의료 클러스터가 한 축이라면, 장흥군 등 지역 내 자연 환경을 이용한 천연물 클러스터가 또 다른 축이다.

18일 전남바이오진흥원에 따르면 장흥군에 위치한 천연자원연구센터는 올해 가시적인 성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간 센터는 국내 유일의 천연물산업 전주기 산업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고, 그 결과 국내 천연원료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개발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눈 건강기능식품으로 잘 알려진 '루테인'에 이어 새로 등장한 '차즈기' 관련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이학성 천연자원연구센터장은 "천연물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원물 확보와 건조 등 대량 제조시설을 필요로 한다"면서 "국내 최대 시설을 장흥에 갖췄고, 현지 농민과 연계해 원물 확보 등 지역경제를 새로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자원연구센터의 연구개발 프로세스는 '타깃발굴-효능 검증-임상시험-사업화' 단계로 이뤄진다. 활용 분야는 천연물 신약과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까지 다양하다.

향후 제조 가공 기업을 지역 내 유치하고, 농림 수산 생산자와 협력해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센터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로는 '멀꿀 잎·열매', '차즈기 잎', '모새나무 열매', '황칠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전남바이오진흥원 천연자원연구센터에 마련한 오일 추출 시설./뉴스1

특히 눈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장악한 루테인 성분과 유사한 차즈기는 루테인올린이라는 성분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눈 건강기능식품이다. 이 센터에서 처음 발견해 지난 2019년 건기식 개별인정 원료로 효능을 입증했다.

코스맥스바이오가 기술 이전을 받아 상업화 및 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전남에서는 매년 계약 재배 면적을 넓혀, 지난해 15만평에서 차즈기를 키우고 있다. 센터에 돌아온 경상기술료만 7600만원 상당으로 사업 시작 후 첫 소득을 기록했다.

이외에 국내 자생 식물인 멀꿀나무의 잎과 열매는 장흥군의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 중이다. 현재 15개 농가가 2만평 규모로 멀꿀나무를 육성하고 있으며, KT&G에 인수된 영진약품이 관련 특허 및 개발권을 획득해 간 보호 목적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천연원료인 멀꿀나무는 국내 자생 식물로 잎은 관절염 치료제로, 열매는 여성 갱년기 및 알콜성 간손상 개선에 효능이 기대된다.

국내 천연 자원을 활용한 사업의 강점은 국가간 천연자원의 수출입을 관리하는 '나고야 의정서' 등 대외적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나고야 의정서는 해외 유전자원을 사용할 경우 유전자원 제공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그 이익을 공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센터장은 "천연물 의약소재 뿐 아니라 피부 재생과 주름개선 효과가 있는 해양 생물을 활용한 화장품 소재, 기억력이나 피로감 개선 등 건강기능식품 사업화도 진행 중"이라며 "장흥이 2043년 남부권 천연물 산업 허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학성 천연자원연구센터장이 원물 관리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ca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