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700개에도 '아스파탐'이…제약업계, WHO 발표 예의주시

국내 완제의약품 전체의 1.4% 수준
제약사 "WHO 발표 후 정부 기준 따라 조치"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전경.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4일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2B군)로 분류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제약업계도 발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허가받은 완제의약품 중 일부 제품에 아스파탐이 첨가물로 사용되면서 제약사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9일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국내 허가 완제 의약품·한약제제·마약류 품목 4만8910개 중 700개 제품(허가취하·유효기간만료 제외)에 아스파탐이 첨가제로 사용됐다.

이는 의약외품·생물의약품·첨단바이오를 제외한 전체 허가받은 품목의 1.4% 수준이다. 이미 판매가 중지되거나 실제 생산이 중단된 제품을 제외하면 아스파탐 함유 의약품 비중은 더 낮을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의약품이 686개로 가장 많았으며 한약제제 12개, 마약류 2개 등이다. 아스파탐은 주로 시럽, 과립, 탕, 액상 의약품에 단맛을 내기 위해 첨가제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스파탐은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 아스파트산과 페닐알라닌이라는 물질의 복합체다. 섭취 시 아스파트산과 페니알라닌, 미량의 메탄올로 분해된다. 이때 메탄올은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돼 배출된다. 아스파탐은 열량은 낮지만 설탕보다 200배 단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이어트 음료와 식품 등에 쓰여왔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식품첨가물로 지정했고, 현재 200여개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지정돼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아스파탐의 발암가능물질 지정을 앞두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WHO는 14일 아스파탐에 대한 일일섭취허용량 및 위해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식음료업계뿐 아니라 제약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WHO 권고기준을 지켜 1% 미만의 소량이 첨가제로 들어가지만 의약품에 발암가능물질이 함유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이 함유된 허가품목 중에 실제 시중에 판매되는 약은 많지 않지만 일단 내부적으로도 관련해서 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며 "일단 WHO의 발표 결과를 지켜본 뒤 정부의 기준에 따라 첨가제 변경 등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