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전약후]수면유도에 인간 호르몬…시차적응 마법 '멜라토닌'

낮과 밤 주기 조절 역할…1958년 미국 피부과 의사가 호르몬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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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바이오전문기자 = 아무리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온다면, 혹은 낮과 밤이 바뀐 외국 여행에서 밤잠을 설친다면 체내 호르몬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 그 주인공이다.

멜라토닌은 낮 동안 체내 분비가 억제되다가 밤에 뇌에서 분비된다. 낮과 밤 주기 조절을 위한 장치인 셈이다. 멜라토닌 분비가 많아져야 잠이 오는데, 인공적으로 합성된 멜라토닌 약물이 멜라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이를 유도한다.

멜라토닌은 원래 피부를 검게 만드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17년 맥코드와 알렌이 소의 뇌 송과선 물질을 올챙이에게 먹였을때 어두운 피부색이 옅어지는 것을 발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멜라토닌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은 1950년대 들어서다. 1958년 피부과 의사인 러너(미국 예일대 의대)가 피부병 치료 연구 과정에서 이 호르몬을 분리했다. 이후 멜라토닌이 생체리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

다국적제약사 MSD의 멜라토닌 소개 내용에 따르면, 멜라토닌 보충제는 대부분 불면증 치료와 시차증후군 또는 교대 근무 영향 최소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된다.

다만 멜라토닌이 만성 불면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항응고제 와파린의 효과를 증가시켜 출혈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고,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약물의 진정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등의 약물 상호작용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멜라토닌은 해외서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선 의사의 진단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있다. 건일제약이 판매하는 '서카딘서방정'이 가장 먼저(2014년) 허가된 전문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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