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소액주주, 실력 행사 '우후죽순'…의사결정 참여 행동 늘어

알테오젠, 아이큐어, 파나진 등 3월 정총 주주 갈등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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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바이오벤처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주주행동주의가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는 주주들이 배당이나 주식 차익실현에만 집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위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12일까지 3월 정기주총에서 주주 제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달 12일까지 개별 의결권을 위임받는 중이다. 특히 위임 지분을 모아 기업IR 활동과 주주 추대 감사 선임 등 적극 활동도 예고했다.

알테오젠 소액주주연대 측은 "올 1월 주주명부 요청 등 연대(비영리법인)측의 내용 증명을 받고도 아무런 연락도 답변도 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중요 의사결정 시 지분을 모아 안건을 통과시키는 방법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소액주주들의 행동은 지난해 바이오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급락하면서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1세대 바이오벤처인 헬릭스미스의 경우 2019년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임상 실패 이후 주주들과 마찰을 겪는 중이다.

지난 2017년 도네페질 성분의 치매 패치제를 개발한 아이큐어도 올해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와 경영진간 표 대결이 예상된다. 소액주주들은 아이큐어 이사회가 지난해 연말 유상증자를 단행해 시가총액 급락을 자행했다며 주주제안을 준비 중이다.

신약개발기업 젬백스앤카엘의 계열사인 젬백스링크도 주주행동을 직면했다. 이들 소액주주들 역시 법원에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을 위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허용을 신청했다.

또 파나진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소액주주들의 경영진 교체 요구를 받고 있다. 파나진 소액주주들은 의결권을 위임받아 3월 정기주총에서 현 김성기 대표 해임안을 상정하고 가결을 위한 우호 지분을 모집 중이다.

소액주주들의 이같은 행동은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헬릭스미스의 경우 소액주주들의 지분 위임을 통해 주주연대 추천인사를 사내 이사회에 선임하는 등 성과를 낸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회사의 경영 방향성에 대해 주주들의 문의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며 "주주 권리를 최대한 제고한다는 입장이지만, 외부 투자 유치 시 경영 활동에 대한 위험으로 인식된다는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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