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자 15년 뒤 '정점'…전 세계 4억4000만명[헬스노트]
204개 국가 연구팀 추정 계산…국제 학술지 '랜싯' 게재
연구진 "내년 HIV 관련 질환 사망자 수 61만5000명"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전 세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수가 오는 2039년에 최고치인 4억4400만명을 기록하고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HIV에 감염돼 면역 체계가 파괴되면 에이즈라는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에이즈 감염은 성접촉이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에이즈에 걸린 산모가 출산하거나, 수혈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잠복기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5년까지 지속될 수 있으며, 감염됐다고 할 지라도 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인후통, 피로감 등이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핵, 피부 질환, 체중 감소, 만성설사 빈혈 등으로 이어진다. 이후에도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1~3년 이내에 사망한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투여하여 관리하면 되며, 이 경우 일반인과 수명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204개 국가 의과대학 연구진은 지난 1990년부터 2021년까지 각 지역의 연령별, 성별 HIV 감염자 수, 사망자 수, 추정치 등을 계산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신규 HIV 감염자는 2010년 211만명에서 2021년 1억 650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HIV 사망자 수는 2010년 1190만 명에서 2021년 71만 8000명으로 약 39.7% 감소했다.
HIV 발병률과 사망률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였다. 하지만 동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등은 HIV 발병률과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IV에 한 번이라도 감염될 확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는 1995년 21.8%에서 2021년 8.7%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내년에는 HIV 감염자 수가 약 1억 4300만 명, 사망자 수는 61만 5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2년 9월26일 국제연합(UN)은 '지속가능한 발전목표 3.3'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에이즈, 결핵 등과 같은 전염병을 종식시킨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지난 2010년 대다수의 국가들은 '오는 2030년 HIV 발병률과 HIV 관련 사망률을 2010년 보다 90% 줄이겠다'는 목표 제시했는데, 이를 달성할 국가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2039년 HIV 감염자 수는 4억 44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050년에는 HIV 감염자 수가 4억 3400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랜싯(THE Lancet. HIV)' 12월 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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