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잘 놀던 강아지, 갑자기 배가 '빵빵'…응급수술 이유 있었다

본동물의료센터 위염전 치료 사례
"식후 바로 뛰어노는 일 자제해야"

멀쩡하게 잘 놀던 반려견이 갑자기 복부 팽만, 헛구역질, 기력 저하를 보인다면 급성 질환인 '위염전'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1시간 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잘 뛰어놀았거든요. 신나게 놀고 난 후유증인 걸까요?"

10살 웰시코기 종 반려견을 둔 보호자 A씨.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반려견이 차를 타고 이동 중 헛구역질을 보이고, 집에 와서는 기력이 없는 모습에 본동물의료센터에 방문했다. 방문 당시 반려견은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배가 빵빵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은지 본동물의료센터 영상의학과장은 "혈액 검사 및 복부 방사선 사진을 찍자 위의 심한 확장과 위 유문부(십이지장으로 가는 통로 부위)의 등 쪽 전방 변위로 인한 위 내강이 분획화 된 소견이 확인됐다"며 "위염전으로 진단해 빠르게 수술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24일 본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반려견의 '위염전(Gastric dilatation-volvulus, GDV)'은 위 꼬임에 의해 축적되는 가스와 액체로 위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비장과 같은 인접 장기의 혈액 순환 장애를 유발해 위 및 인접 장기의 다발성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응급 질환이다.

위염전은 대형견 혹은 좁고 깊은 흉곽 체형(Deep chested)을 가진 반려견에서 주로 발생한다.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허겁지겁 음식을 먹거나 식기 위치가 너무 높은 경우, 음식을 먹은 직후 과한 놀이 활동을 하는 경우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작스러운 복부 팽만, 기력 저하, 구역질을 하지만 구토 내용물은 없는 증상, 호흡 곤란, 빈맥 등의 증상을 보인다.

웰시코기 반려견의 복부 방사선 사진을 찍은 결과 위의 심한 확장과 위 유문부의 등쪽, 앞쪽 변위에 따른 분획화 소견이 확인됐다. (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이은지 영상의학과장은 "시기를 놓쳐 위 괴사 등이 진행되면 급성으로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빠른 진단과 수술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웰시코기 종 반려견은 빠르게 위 고정술에 들어갔다. 수술 시 위가 시계방향으로 180도 회전되고 심하게 확장된 것이 확인됐다.

다행히 반려견은 수술 2일 차부터 활력이 개선되고 5일 차에 퇴원할 수 있었다. 보호자는 "퇴원 일주일 후에는 염증 수치도 모두 정상화돼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며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한 덕분에 다시금 활달하고 식욕이 왕성한 강아지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은지 과장은 선선해진 날씨로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반려인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위염전이 특별히 계절성을 보이지는 않지만, 물이나 음식을 잔뜩 먹은 후 격렬한 운동을 하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대형견은 식후에 바로 뛰어노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피펫]

이은지 본동물의료센터 영상의학과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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