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장벽 韓보다 수월"…'통큰 지원' 베트남 달려가는 K-헬스케어
KT·룰루랩 등 하노이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
베트남 정부, 디지털의료 적극 육성…동남아 교두보도 가능해 테스트 베드 낙점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몰려가고 있다. 규제에 가로막힌 국내 시장 대신 베트남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 지원 정책에 따라 인공지능(AI), 원격의료, 의약품 개발 등 최신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20년 6월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GDP의 8.2% 비중인 디지털 경제를 2030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특히 헬스케어, 교육, 금융, 에너지, 물류, 산업제조, 농업 등 8대 분야를 주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공공병원 중심의 베트남의 의료시설은 대도시에 집중돼 지역간 불균형이 극에 달했다.
모든 공공병원에 자금을 투입해 의료 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없는 만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디지털 의료시스템이 해법으로 주목받는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 C랩 출신의 피부데이터 기반 AI 뷰티 헬스케어 기업 룰루랩은 하노이 의과대학과 함께 피부질환 AI 분석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향후 이 솔루션 프로그램을 상용화해 베트남 전역 피부과 병원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룰루랩은 이러한 솔루션을 현지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인력 양성에도 협력한다. 이 회사는 하노이 의대에 AI 의료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현지 의료 인프라에서 AI 솔루션을 운용할 인력을 동시 확보하기로 했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는 "베트남은 부족한 의료 인프라와 기존의 진단 방법을 보완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서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아 동남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도 베트남에서 무선 통신 기술력을 발판으로 삼아 원격의료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인 휴레이포지티브, 하노이 의과대학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현대중공업그룹의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과도 손을 잡았다. 휴레이포지티브는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을, 메디플러스솔루션은 암 질환 관리 솔루션 개발에 협력할 계획이다.
국내 한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관계자는 "차일피일 국내 규제 완화만 기다리기보다 제약이 없는 해외에서 먼저 이러한 연구를 진행하면 실증 등에서 유리한 면이 있다"며 "베트남은 정부에서도 적극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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