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염색체 손실 남성, 치매·심장병 위험 ↑…기대수명도 짧아"[헬스노트]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연구진, 최근 10년 논문 160편 분석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남성의 Y염색체 소실이 암, 알츠하이머 등 질병을 일으키고, 이는 남녀 기대수명 차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혈액검사를 통해 Y염색체 소실 여부를 파악하면 예방,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6일 엘렌 마클용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유전학 및 병리학과 연구진은 10년 동안 출간된 Y염색체 손실과 관련된 논문 160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람의 모든 세포는 23쌍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Y염색체는 23번째 염색체 가운데 남성만 갖고 있는 염색체로 성(性)염색체라고도 불린다. Y염색체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제 기능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국에서 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40~70세 남성의 약 20%는 Y염색체가 손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65세 이상의 남성의 경우 약 40%가 Y염색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결과, Y염색체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소실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Y염색체 손실은 접합체(체세포) 돌연변이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몸에서 세포가 분열할 횟수가 늘어나고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40세가 넘을수록 그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밝혔다.

Y염색체 손실에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요인은 흡연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흡연은 Y염색체 소실 비율을 3배 정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담배에 들어있는 비소, 글리포세이트 등 독성화합물이 DNA 메틸화(Methylation)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에서 그중 뉴클레오티드인 CG의 C(시토신)에 메틸기(CH3)가 추가돼 발생하는 후성학적 변화다.

연구진은 Y염색체 손실은 질병 발병 및 사망 위험도 높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22만명의 남성을 분석한 결과 Y염색체 소실 백혈구 비율이 40%가 넘는 남성은 40% 이하인 남성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1% 더 높았다.

이는 Y염색체가 소실된 백혈구가 심장 섬유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통상 골수에서 만들어진 백혈구는 심장근육에 이르러 대식세포로 분화해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Y염색체가 소실된 대식세포는 반복되는 심장수축에 자극받아 섬유화세포를 활성하는 성장인자를 분비하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심장의 섬유화가 진행돼 심장이 점차 굳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혈액세포에 Y염색체가 없는 남성은 있는 남성보다 알츠하이머를 앓을 확률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알츠하이머가 아니더라도 노인성 치매 등으로 발전할 확률도 7배 높았다.

연구진은 "동물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도 Y염색체 소실은 건강한 노령견에게서 발견되지 않았지만, 악성 종양이 있는 노령견에서는 뇌, 신장, 간, 혈액 등에서 검출됐다"며 "134종의 포유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암컷은 수컷보다 평균 18.6%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Y염색체가 소실된 남성은 여성보다 기대 수명이 5.5년이 짧다"며 "혈액검사를 통해 Y염색체 손실 여부나 진행 정도를 파악하면 예방 또는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리뷰스 오브 제네틱스'(Nature Reviews. Genetics) 1월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