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교수·전공의 "尹 의료계엄 해제하고 입시 중단해야"(종합)

"의대 총장, 양심따라 의대 증원 줄여야"
"젊은 의사 전멸…2026년 증원 하지 말아야"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학생, 서울아산병원 사직 전공의 등이 18일 낮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아산병원에서 윤석열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잘못된 의대증원으로 눈 앞에 다가온 대한민국 의료와 의료교육의 파국을 막고 의료정상화를 만들기 위한 시위라고 밝혔다. 2024.12.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계엄은 3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의료계엄은 10개월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중증 환자를 살릴 수 없고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붕괴도 피할 수 없습니다. 의료계엄을 해제해야 합니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 서울아산병원 사직 전공의들이 "윤석열표 2025년 2000명 의대 증원 원천 무효"를 외치며 국회와 정부를 향해 의학교육·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의대 교수, 학생, 서울아산병원 사직 전공의 30여 명은 18일 낮 12시 아산병원 정문에 모여 '윤석열 정부 2000명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열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피켓 시위에서 "비과학적 의대증원 폭력적인 정책추진이 한국의료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이 "세계 최고 한국 의료를 후퇴시키고 있는 의료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내란수괴 윤석열이 탄핵당하고 나서도 이주호 장관, 조규홍 장관은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당장 의대 증원 절차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대로 수수방관하면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의 위기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며 "한시가 급하다. 국회와 정부는 의학교육 정상화, 의료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현명하고 빠른 수습책을 마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학교육뿐 아니라 이들이 전공의 수련을 마치는 10년 이후까지도 비정상적 교육과 수련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며 의대 총장들을 향해 "윤석열의 주술적 의대증원 2000명을 동조하고 협력한 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교육자로서 양심에 따라 의대 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증원이 없는 의대조차 이대로 의대 신입생을 선발한다면 내년부터는 올해 휴학한 24학번까지 최소한 기존 정원의 2배나 되는 학생들을 향후 6년간 함께 교육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이대로 2025년 입시가 마무리되면 2026년 의대 정원은 0명이 돼야 한다"며 "국정안정협의체도 좋고 어떤 구조든지 여야를 떠나 국회와 정부는 한마음으로, 지금도 진행 중인 의대 입시 선발 절차를 일시 멈춘 후 긴급히 총장, 의대학장, 교수들과 함께 논의해 대학별 교육 여건과 상황을 고려한 감원 선발 대책을 마련해 당장 시행하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학생, 서울아산병원 사직 전공의 등이 18일 낮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아산병원에서 윤석열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잘못된 의대증원으로 눈 앞에 다가온 대한민국 의료와 의료교육의 파국을 막고 의료정상화를 만들기 위한 시위라고 밝혔다. 2024.12.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날 발언에 나선 고범석 전의비 공보담당 교수는 "열심히 공부해야 할 학생과 진료하고 수련해야 할 인턴, 전공의가 학교와 병원을 떠나있다"며 "모든 것은 의대 증원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혹자는 '지금 불편한 게 뭐가 있냐'고 하기도 하고, 올 초 국민들 90%가 의사가 잘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잘못된 정책에 의해 의대 증원이 됐고 문제가 밝혀졌다. 국민들도 모두 알고 있다"며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지만 저희는 의료 정상화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자유 발언에 나선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우리나라 젊은 의료진이 모두 사라졌다"고 우려를 표하며 "내년에는 신규 의사도, 인턴도 전공의와 전임의 모두 없다. 현재 의무사관후보생들이 소진되는 2~3년 후에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도 전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 상황인데, 세계 최고 한국 의료를 제 손으로 망가뜨린 사람들은 지금도 고집 피우고 있다"며 국민들을 향해 "계엄을 막아냈듯 2월부터 이어져 오는 의료계엄을 물리쳐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시 합격자 발표가 진행되는 상황인데 다른 대안이 있냐는 질문에 최장민 위원장은 "저희는 2월부터 증원 자체를 중지해달라고 줄기차게 말했다. 수시가 진행돼도 정시가 남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이미 뽑았는데 어떡할 거냐'는 정부 논리이지 저희가 책임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19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간담회를 여는 것과 관련해 전의비차원에서 정치권과 대화나 만남이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의협 차원에서 협상을 이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신입생에 대비해 울산의대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를 묻자 최 위원장은 "건물도 만들고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저희가 걱정하는 건 내년 1년 교육이 아니고 4500명, 7500명 정도가 들어오면 수련할 병원이 없다"며 "아마 2026년부터는 의과 대학 정원을 거의 뽑지 않거나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