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尹 퇴진' 요구…"의료인 반국가사범으로 몰아"

"계엄 농단과 의료 농단 너무 비슷…허수아비 회의"
"2025년 모집 중지…계엄포고령 '전공의 처단' 문구 책임 물을 것"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제3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전공의 처단 포고령을 발표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통령 하야와 함께 내년도 의대 모집 중지도 촉구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망상에 기초한 대책 없는 비상계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와 의료인을 향해 '처단한다'는 폭압적 문구를 넣은 당사자와 과정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난데없는 계엄 농단에 모든 국민이 놀랐다"며 "우리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망상'에 기초해 '대책'도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계엄사령부는 3일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박안수 계엄사령관 명의 포고령을 발표했다. 포고령 제5항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 위원장은 이에 "망상에 기초해 전공의와 의료인을 반국가사범으로 몰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난데없이 전공의와 의료인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체제전복 세력과 동급으로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했고 전공의 수련은 의무가 아니다"며 "그러나 정부는 놀랍게도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리고 다른 의료기관 취직도 봉쇄했다. 이 자체가 엄청난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여전히 사직 전공의를 향해 의사 집단행동이라며 국민에게 낙인찍고 국민을 세뇌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계엄 농단과 의료 농단이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누가 참석했는지, 제대로 심의 과정은 이루어졌는지 전혀 알 수 없다"며 "허수아비 국무회의"라고 일갈했다.

이어 "2월 6일 조규홍 장관은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발표하기 불과 1시간 전 보건 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처음 2000명이라는 숫자를 밝혔다"며 "서둘러 뚝딱 회의를 끝내고 발표한 허수아비 회의"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겪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은 의료의 현실과 미래에 절망한 사직 전공의들이 다시 돌아와 수련받을 수 있도록 정부 합당한 조치를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을 중지해 향후 10년간 지속될 의대 교육 파탄을 막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