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KAMC, 여야의정협의체 '탈퇴'…1일 마지막 회의 될 듯(종합)
KAMC 이종태 이사장, 1일 협의체 회의 후 탈퇴 여부 발표
"의대 정원 논의 진전 없어"…한동훈 의대 신설 지지에 반감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료계 단체 2곳 모두 여야의정 협의체 탈퇴를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최대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는 내부 회의를 통해 협의체에서 나오기로 뜻을 모았다. 협의체에 참여하는 또 다른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의대협회)는 1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여야의정 4차 협의체 회의 이후 이종태 이사장이 최종 입장을 밝히기로 결론 지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는 전날(28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의학회 임원 아카데미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에 계속 참여할지에 대해 논의했다. 의학회 관계자는 이날 오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회의를 이미 했고 결정을 마쳤지만 오늘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KAMC는 회의하지 않았는데 의학회가 영향을 드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만나 이야기는 하겠지만 KAMC는 KAMC 입장을 정하는 거고, 의학회도 의학회의 입장을 정하는 거다"라며 "KAMC가 어떤 결정을 한다고 (의학회의) 결정이 바뀌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했다.
전날 이사회에서 협의체 '탈퇴'를 거론한 의대협회는 이날 저녁 7시 온라인으로 의대·의전원 학장·학원장 회의를 열고 협의체 탈퇴 여부를 논의했다.
의대협회 관계자는 회의 전 "오늘 비상 회의를 진행하는데 분위기는 회의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협의체에 참여 중인 단체가) 2곳 밖에 없으니까 한 곳이 참여를 안 하면 같이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수능 성적 발표 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4차 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후 이종태 의대협회 이사장이 최종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4차 협의체 회의 때 여당과 정부의 태도나 입장 변화를 지켜본 뒤 탈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최후통첩으로 해석된다.
두 단체는 지난 11일 의대생 휴학 승인과 2025~2026학년도 의대정원 논의 등을 제시하며 협의체에 참여했다. 의대생 휴학은 승인됐지만 의료계가 핵심으로 꼽는 내년도 의대정원에 대한 입장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 의대 학장은 "수능 성적 발표 전까지 정원 논의를 하려고 했지만 정원 관련해 아무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의학회 관계자는 "지난 협의체 회의 후 의학회에서 이야기한 게 저희 입장이고 그사이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9월 의료계 15개 단체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요구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경북 국립의대 신설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의료계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의학회와 의대협회가 '탈퇴'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린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협의체에 참여 중인 두 단체에 '탈퇴'를 지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전날 "의학회와 KAMC가 알리바이용 협의체에서 나올 것을 요청한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협의체에 제대로 참석도 하지 않더니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의학회는 지난 24일 열린 3차 협의체가 끝난 후 4개 조정안과 2개 입장을 정부, 여당에 전달했다. 조정안은 △수시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 제한 △예비 합격자 규모 축소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의대 지원 학생에 대한 선발 제한권 부여 △모집 요강 내에서 선발 인원에 대한 자율권 부여 등이다. 2개 입장은 2026학년도 증원 유예와 그 이듬해 이후 정원에 대해서는 합리적 추계기구를 신설해 논의하는 것 등이다.
정부는 내년도 모집인원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4개 조정안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학회 등의 협의체 참여 중단 논의와 관련해 "일부 문제에 관해 대화의 큰 진전이 없기 때문에 견해를 말씀하고 계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하며 국민이 걱정하는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방안을 도출할 수 있길 기대한다. 당정은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대화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ur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