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적 초음파 뇌수술, 강박장애 치료에 효과 높아

장진우 고대안암병원 연구팀…10년간 장기추적 관찰

장진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고려대안암병원제공) 2024.11.7/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강박장애 환자에게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장진우 신경외과 교수가 강박장애에서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의 안정성과 장기적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7일 전했다.

강박장애는 흔히 발생하는 정신질환으로 강박적 사고와 행동을 특징으로 한다. 약물요법과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 치료하나 대부분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효과가 미비하고 재발이 빈번하다.

수술 치료법으로는 고주파 열 응고술, 뇌심부자극술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개두술을 해야 해 감염과 출혈의 위험이 있다. 감마나이프술의 경우 고용량 방사선 투여로 부종과 지연성 낭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장진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강박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 기법을 이용한 양측 뇌 전피막절제술(bilateral anterior capsulotomy)을 시행하고 이들 중 10명의 환자를 1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연구결과 10년 이상 추적 관찰이 가능했던 10명의 환자 중 7명의 상태가 호전됐다. 치료 후 35% 이상의 YBOCS(강박척도 검사) 점수 감소를 보인 것이다. 이 중 2명은 완전 관해 됐다. 10명 평균 YBOCS 점수도 52.3% 개선돼 삶의 질이 향상됐으며, 11명 전원 초음파 수술 후 어떠한 심각한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

완전 관해는 질환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증상이 사라져 외부에서 질환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장 교수가 강박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세계 첫 초음파 수술을 한 이후 최근까지 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서도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을 강박장애 환자에게 시행해 비슷한 수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강박장애 수술 후 가장 긴 기간인 10년간의 추적 관찰 임상자료를 담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가 향후 다양한 정신질환에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을 응용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며 "또한 이 수술법으로 많은 강박장애 또는 우울증 환자들이 건강한 일상으로 다시 복귀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정신건강의학과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Molecular Psychiatry (IF 9.6) 10월호에 게재됐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