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탄핵 투표권 쥔 대의원에 서신…"통렬히 반성 거듭나겠다"
10일 의협 임시총회 불신임안 표결 앞두고 우편 서신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품위 어긋난 언행 절대 않을 것"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오는 10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잇단 막말 등에 대한 사과와 함께 집행부 쇄신을 약속했다. 지난달 30일 의협 전체 회원에게 사과 문자를 보낸 지 7일 만이다.
특히 이번 서신에서는 "차세대 의협의 주인인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미래를 위해 최대한 역할을 하며 세대 간 가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젊은 의사와 의대생의 목소리를 수렴할 것을 다짐했다.
6일 임 회장은 우편을 통해 의협 대의원들에게 "10일 회장 불신임 심판대에 오를 것에 앞서 착잡한 심경으로 서신을 올린다"며 "짚어주신 불신임안 상정 사유들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를 붕괴시킬 악법들과 불합리한 정책들을 막아내려 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고 의대증원 강행과 의료농단 문제 해결에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정부와 대통령실의 독단과 아집 속에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미래를 희생하며 투쟁하고 있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아울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과 조율의 노력이 미흡했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잇단 막말과 1억원 합의금 논란 등 개인의 언행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임 회장은 "의료농단 사태 해결에 집중해야 할 위중한 상황에서 제 개인의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누를 끼친 점도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회원들께서 모아주신 소중한 전공의 지원금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에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고 반성을 표했다.
임 회장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의협회장의 위상과 품위에 어긋나는 언행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며 "헌신적으로 일해주고 있는 42대 상임진과 함께 철저히 시스템을 통해 모든 회무를 체계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해 나가겠다. 대의원회, 시도의사회, 각 직역과 진료과의 복잡다단한 목소리들을 모두 수렴하여 균형 있게 조율하며 최적의 접점을 찾는 역할을 올바로 실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의협 분열 상황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하며 사과했다. 임 회장은 "과거에도 수차례 의협회장 탄핵 시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부 분열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권위를 손상하며 결과적으로 우리 스스로 무력화되고 말았다"며 "외부적으로나 우리 국민들이 보실 때에도 의료계가 현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긴커녕 자중지란에 빠져 국민건강은 나몰라라 한다고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의원님들의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통렬히 반성하여 새롭게 거듭나겠다. 지난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뽑아주신 회원들의 성원과 그 선택이 빛바래지 않도록, 초심을 되새기겠다"고 했다.
임 회장은 대승적으로 우리 모두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은 한가지라고 주장하며 "대의원님을 비롯한 의료계 선후배님과 동료분들께 혜안과 조언을 충실히 구하여 보다 지혜롭게 융화에 나서겠다. 대오각성하여 명실상부한 전문가단체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신뢰받는 리더십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임 회장 불신임 안건과 의협 비대위 구성안 등을 상정했다. 상정안은 오는 10일 오후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대의원들 표결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비대위 구성안은 재적 대의원 2분의 1이 참석하고, 출석 대의원의 2분의 1을 넘어야 통과된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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