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야당도 빠진 '여의정' 반쪽짜리로 11일 출범

15개 의사 단체 중 의학회·KAMC 2곳만 참여…13곳 '불참' 고수
10일 의협회장 불신임·비대위 구성안 표결 또 다른 변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접견,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 문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조현기 기자 = 오는 11일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불참' 의사를 고수해 온 의료계 단체들이 '2025년 증원 재검토' 없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교육부가 의학회와 의대협회의 조건을 수용하며 힘들게 첫발을 내디뎠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의정갈등 사태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 교수단체가 여전히 불참 의사를 표명하며 의료공백 사태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10일 의협 임시총회에서 비대위가 꾸려지는 등 변수가 생길 경우 향후 협의체 구성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가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협조를 요청한 15개 단체 중 참여 의사를 밝혀온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제외한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은 여전히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11일이 아니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출범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의학회와 KAMC는 의대생들의 휴학을 조건 없이 승인해달라는 조건을 내걸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후 교육부가 의대생의 휴학 승인을 대학별 자율 판단에 맡기겠다며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더 시급한 민생은 없다. 그러기 위해서 11월 11일 여야 의정협의체를 출범하고자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먼저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말씀하셨다. 먼저 구성을 제안했던 더불어민주당도 꼭 참여해 주기 바란다"며 야당의 참여를 촉구했다.

야당이 빠질 경우 '여의정(여당, 의료계, 정부)'으로 반쪽짜리 협의체가 출범되는데 의료 공백 중심에 서 있는 전공의들은 내년도 의대 증원 철회를 하지 않는 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지난달 26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봄에도 전공의들과 학생들은 각각 병원과 학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2025년 증원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21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증원과 대학교육 자율성 훼손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0.21/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교수들도 불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입장을 밝혀온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측은 대화의 물꼬를 튼 점에서 협의체 출범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의협의 향후 상황에 따라 입장을 달리할 것으로 파악됐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대화 측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지만 협의체에서 현 사태를 좀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답을 이제 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협의체에서) 변화나 논의할 여지가 있으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는 6일 예정된 (전의교협) 임시총회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가 안건으로 상정될지는 미지수이지만 10일 있을 의협회장 불신임 여부와 비대위 구성안 표결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임 회장이 탄핵될 경우, 비대위원장 선출을 비롯해 의협 비대위가 곧바로 꾸려질 예정이며 이 결과에 따라 각 의료 단체에도 파장이 일 전망이다.

김 회장은 "의료계 대표성은 의협이 가지고 있고, 의협의 의사 결정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며 "만약에 탄핵이 된다면 그날 바로 비대위 위원장까지 결정하기 때문에 그날 논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불참 입장을 계속해 밝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측도 "변함없다"며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정부가 여전히 '내년 정원은 전혀 바꿀 생각 없다'는 입장이라 참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긍정적인 내용이 논의될 경우 참여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하려면 당장 정원이 조정돼야 하는데 기대되지 않는다"며 "긍정적 논의가 나오면 전공의나 학생들을 설득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15개 단체 중 한 곳인 상급종합병원협의회도 여전히 불참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한승범 상급종합병원협의회장은 "여러 단체와 논의 끝에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