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국민배우 故 김수미 사인으로 지목된 '이것'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
'혈당 조절 실패·다른 급성 질환' 사망 이를 수도…"평소 관리 중요"

배우 김수미가 2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5세. 사진은 배우 김수미가 지난 2020년 6월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뉴스1 DB) 2024.10.25/뉴스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국민 배우' 김수미 씨가 향년 7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특별한 지병 이력이 알려지지도 않았던 데다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해오던 김씨였기에 그의 별세 소식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건강했던 김 씨의 삶을 앗아간 사인은 고혈당 쇼크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의 아들은 고인의 사인이 '고혈당 쇼크'라면서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전했다. '100세 시대'에 75세밖에 되지 않은 김 씨의 목숨을 앗아간 건 큰 질환도 아닌 혈당 때문이었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김철식 용인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 따르면 정맥혈로 혈당을 잰 경우 공복일 때는 100mg/dL, 식사 후 2시간이 지났을 때는 140mg/dL를 넘지 않아야 정상이다. 만약 공복 상태에서 126mg/dL, 식사 2시간 후 200mg/dL이 넘는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김 교수는 "정맥혈로 재는 것과 손끝 혈액으로 재는 것이 기기에 따라 검출할 수 있는 혈당의 범위가 달라 어떤 방법으로 잰 건지는 모르겠지만 500mg/dL라는 수치 자체는 많이 높은 수치가 맞다"면서 "평소 당 관리가 잘 되는, 당뇨병을 앓고 있지 않은 일반인의 경우에는 이렇게 고혈당 쇼크라고 하는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이 오는 경우가 적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이야기한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은 제2형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합병증이다.

김 교수는 "당 조절이 안돼 혈액 내 삼투압이 높아지는 것인데 쉽게 말해 당 때문에 혈액이 진해지고 혼수까지 오게 된다"며 "사실 더 중요한 건 감염이나 심근경색 등 급성으로 어떤 질환이 발생했을 때 혈당 조절이 안 됐던 환자에게서 빠른 속도로 고혈당성 고삼투압성 혼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슐린을 쓸 정도로 혈당이 높았던 분이 인슐린을 잘 안 맞고 지내다가 시름시름 기운이 빠지고 누가 봐도 몸 상태가 안 좋아질 정도로 나빠져 응급실로 이송돼 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런 경우 빠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혈당 수치가 500mg/dL도 높은 거지만 1000mg/dL 넘어서 오는 환자도 가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급성 합병증으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있다. 이는 대부분 2형 당뇨가 아닌 1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김 교수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혈당이 300~400mg/dL만 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어 병원만 제때 찾아 집중적인 인슐린 요법과 수액 요법 등의 처치를 할 경우 목숨을 잃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김 교수는 "평소 당 관리가 잘 안 된 데다 다른 질환이 얹어져 급성 이벤트가 생기고, 더불어 병원을 제때 방문하지 않아 급성기 치료도 받지 못한 상태로 악화가 된다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당뇨병 약 복용을 중단하는 등 관리에 소홀하게 된 경우 △감염이나 다른 질환이 몸에 스트레스를 가할 경우가 주된 원인이 되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특히 현대 의학이 워낙 발달하다 보니 도시 쪽은 고혈당성 고삼투압성 혼수로 응급실에 오는 일이 이젠 드물다"며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면서 약이든 인슐린이든 꾸준히 관리를 하면 안타까운 일은 잘 안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뇨를 앓고 있더라도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