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병상 '2111개→1821개'…중증 전문 구조전환 본격화(종합)
8개 상종병원 일반병상 763개 감축…중증·필수의료 강화
상향된 수가 지원…"10곳 추가 신청, 연말까지 접수"
- 천선휴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조유리 기자 =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참여 의료기관으로 선정한 세브란스병원, 중앙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 8개 병원이 일반 병상을 감축하고 중환자·응급 등 진료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본격 착수한다.
또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권역 내 진료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간 회송 수가를 시범사업에 최초로 도입한다. 만약 서울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서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할 경우 4만9000~7만2000원의 회송 수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24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은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을 열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고려대 안암·안산·구로병원, 중앙대병원, 경희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8개 병원을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우선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진료하는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서 기능을 확립하고, 전공의의 과도한 근로에 의존하던 관행을 개선하여 밀도있는 수련을 제공하고 임상과 수련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추진단은 1차로 선정된 8개 병원에 대해 "지원사업 선정평가 자문단에서 △병상감축 계획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참여(미참여 기관은 신규 신청) △구조전환 이행계획 수립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평가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개 병원은 중환자실, 특수병상, 소아·고위험분만·응급 등 유지·강화가 필요한 병상을 제외한 일반병상을 감축하고, 자체 계획에 따라 중환자·응급 등 진료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해나간다.
세브란스의 경우 현재 2111병상에서 290병상을 줄여 1821병상으로 일반병상을 290병상을 줄일 예정이다. 이밖에 △전북대 1010→960병상 △고대구로 921→825병상 △고대안암 895→809병상 △경북대 758→724병상 △경희대 758→684병상 △고대안산 712→645병상 △중앙대 645→579병상으로 감축, 총 763개의 일반병상이 줄어들 예정이다.
이후 8개 병원은 중환자 및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중중응급질환 후속진료 인력을 확보하고 응급·외상 전문의를 증원하는 등 필수의료 전담인력 배치를 확대한다.
또 신경계 중환자실 증설, 중환자실 병상 증설 등 중증·필수의료 중심 인프라 강화하고, 원스톱 진료체계를 구축하는 등 운영체계도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아울러 단순한 환자 의뢰 회송에서 벗어나 질적 진료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권역 내 진료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진료협력에 필요한 노력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고 한 사람 진찰하는 것보다 진료협력에 대한 노력이 더 많이 보상될 수 있도록 '전문적 의뢰·회송 수가'를 인상한다.
또 환자에 대한 회송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회송을 보내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회송을 받는 진료협력병원에 대해서도 진료협력지원금 1만5000원을 지원한다.
더불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서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회송을 촉진할 수 있도록 상종 간 회송에 대한 지원금(4만9000~7만2000원)도 새롭게 신설한다.
추진단은 "상급종합병원이 안정적으로 구조전환을 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입원실, 중증수술, 24시간 진료지원 등에 대한 수가를 인상한다"며 "8개 상급종합병원 모두 이미 병상 감축 변경 허가가 이루어져 이번주부터 상향된 수가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환자 입장에서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제한된다는 측면에서 별도의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추진단은 "이번 비상진료체계 상황을 거치면서 이 정도 질환이면 대형병원보다 동네 병원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경험한 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당장은 불편하더라도 의료체계에 맞는 경험을 쌓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현행의 인력을 유지하면서도 효율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도록 업무구조를 재설계한다.
'전문의+진료지원간호사 팀 기반 업무'를 도입해 중증환자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진료지원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운영하도록 한다.
아울러 전공의가 체감할 수 있는 수련환경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추진단은 "전환사업은 기존 인력 재배치를 통해 중환자를 보는 것에 집중 투입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왔을 때 과하게 일하는 것에서 벗어나 수련생으로서 술기를 배우고 익히고 제대로 수련받을 수 있는 걸 갖춰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조전환에 참여한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가 수련생으로서 보다 나은 여건에서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의 자체 계획을 수립·운영해야 한다.
추진단은 "구조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료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해야 하는 적합질환군을 보완하는 것에서 나아가 현행 중증환자 분류체계를 단순히 상병 기준이 아닌 연령, 기저질환 등 환자의 상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분류 기준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선 선정된 8개 병원 외에 10개 상급종합병원이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추진단은 "10개 병원 중 빅5는 1곳이 포함돼 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속도가 빠른 것 같다.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이미 상당한 비율이 15~20일 사이에 다 신청서를 썼다. 병상 감축은 진료과 간 갈등이 있는 건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이 밝힌 10곳 중 1곳은 서울아산병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단은 초기에는 주 단위로 선정하면서 준비가 된 상급종합병원에는 조속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하는 한편, 구조 전환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급종합병원은 상황에 맞게 충분히 준비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연말까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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