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까지 21초 위고비, 비대면 진료 제외 필요"…복지장관 "검토하겠다"

[국감현장] "키 170cm 몸무게 60kg 정상 체중도 처방"
조규홍 "식약처와 오남용 의료 의약품 지정 협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임윤지 기자 =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지난 15일 국내에 들어온 후 과대 광고·온라인 불법 유통·오남용 등 문제가 잇따르자 국회에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너무나 쉽게 비대면 치료로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의원실에서 직접 비만치료제를 구입한 과정을 설명하며 비대면 진료를 통한 비만치료제 처방 과정을 전했다.

백 의원은 "닥터나우 앱에서 다이어트 증상을 선택하면 어떤 약을 처방받는지 선택하는 창이 뜨고 주민등록번호와 사전 문진을 위한 증상을 입력하면 진료 예약이 끝난다. 진료 예약 시간이 되면 모르는 번호가 전화 오고 진료가 시작되는데 본인 확인부터 처방까지 걸린 시간은 총 21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기본적인 환자인 상태도 물어보지 않는다. 키 170cm 몸무게 60kg인 정상 체중인에게도 단순히 원한다는 이유로 이런 전문의약품을 처방해 준다"며 약물 오남용 가능성과 비대면 진료의 문제를 꼬집었다.

이어 "지금 식약처에서 위고비에 대해서 비만치료제 해외직구 차단한다는데 제가 볼 때는 아무 필요도 없다"며 조규홍 장관에게 "비대면 진료에 있어서 당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비만을 질병이라고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비만치료제를) 과잉하는 게 문제"라며 "식약처와 오남용 의료 의약품 지정을 협의하고 (비대면 진료 처방 항목에서) 비만치료제와 탈모치료제에 대해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질병이어도 비대면 진료가 필요한 질병은 아니다"라며 "비대면 진료 처방 불가 의약품으로 지정을 빨리 해야 하지 않나"라고 되묻자 조 장관은 "오남용 의료의약품 지정을 통해 관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종합국정감사에서도 비만치료제 온라인 불법 유통·판매, 오남용 등에 대한 식약처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비대면 진료가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지적하며 식약처가 실행 중인 대책을 물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온라인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에서 지금 한 달 동안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또 해외직구를 할 때 온도 관리가 안 될 것이기 때문에 관세청하고 협업해서 어제부터 관세청에서 위고비 해외직구를 차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위고비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GLP-1 성분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 다만 전문의약품으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지도가 필요하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