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전문의, 나갈까 조마조마…적십자병원 10명 중 3명 퇴직
[국감브리핑]적십자병원 일부 과목, 전문의 없어 휴진 장기화
서울·거창·상주 적십자병원 의사 퇴직률 30% 안팎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공공의료기관인 전국 적십자병원 6곳 중 4곳에서 일부 과목 의사를 구하지 못해 휴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연봉에 수차례 공고를 낸 끝에 어렵게 채용해도 퇴직률이 높아 취약계층 의료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적십자병원 6곳 중 4곳에서 일부 과목 전문의가 없어 휴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적십자병원 가정의학과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진료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연봉 1억원 4000만원을 제시하며 2차례의 채용공고를 냈지만 전문의를 구하지 못했고 올해 연봉 최대 1억7000만원을 제시한 끝에 간신히 채용이 이뤄졌다.
인천적십자병원 신경외과는 지난 3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휴진했고 연봉 3억4000만원을 제시한 2차례의 공고 끝에 의사를 채용할 수 있었다. 상주적십자병원 이비인후과도 전문의가 없어 지난해 4월 1일부터 올해 2월 4일까지 장기간 휴진했다. 휴진 기간 채용이 진행됐는데, 연봉을 9차례 상향해 최대 2억9000만원을 제시하고서야 1명을 뽑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전문의도 지난 8월 퇴사해 다시 휴진 상태다.
통영적십자병원 신경과는 지난해 3월 27일부터 10월 30일까지 휴진했고, 거창적십자병원 영상의학과는 5억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10차례 공고를 내고서야 지난 8월 가까스로 의사를 구할 수 있다.
문제는 어렵게 채용이 이뤄져도 퇴직률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적십자병원 퇴직률은 거창 33.3%, 서울 31.6%, 상주 26.3%, 영주 15.8% 순이었다.
박희승 의원은 "공공의료기관인 적십자병원의 휴진이 장기화할 경우 취약계층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지방 소재 병원의 경우 결원 발생 시 정주 여건 등 지역적 한계로 충원에 어려움이 큰 만큼 공보의 배치를 늘리고 정주 여건 개선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ur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