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하러 한국 가요"…의료공백 속 외국인 미용 관광 역대급

[국감브리핑] 올 상반기 부가세 환급 건수 41만건
남인순 "필수의료 인력 이탈, 보건의료체계 왜곡 우려"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 밀집지역의 모습. 2020.5.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미용성형 의료 관광은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자원이 미용성형에만 편중되면 필수·공공의료 질 저하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건수는 41만 3276건으로 지난 한 해 환급 건수인 38만 3665건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조세특례법'은 외국인관광객 미용성형 의료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를 두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의료관광 유치 지원을 위해 2016년 4월부터 외국인 환자에 부가세를 한시적으로 환급하기로 했으나 매년 법안 개정을 통해 2025년까지 연장된 상태다.

이를 통해 2016년 4월부터 2024년 6월까지 8년 3개월간 총 120만 7358건, 총 1467억원이 환급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한 외국인 미용성형 환자는 코로나19로 급감한 뒤 엔데믹 전환 이후 폭증하기 시작해 2022년 5만 2552건에서 2023년 38만 3665건으로 무려 7배 이상 급증했다.

의료용역별 부가세 환급 건수는 2024년도 상반기 기준 피부재생술·피부미백술·항노화치료술 및 모공치료술이 가장 많은 6만 2683건을 기록했고, 주름살제거술 2만 3740건, 쌍꺼풀수술 1만 4213건, 지방융해술 5910건, 지방흡입술 3864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미용성형 의료용역 서비스를 받는 외국인은 일본인으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전체 외국인 중 43.6%(22만 8901명)를 차지했다.

그 뒤는 중국인 16만 3659명(31.2%), 미국인 6만 817명(11.6%), 태국인 5만 9761명(11.4%), 몽골인 1만 1348명(2.2%)이 뒤를 이었다.

남인순 의원은 "피부·미용·성형 시장이 팽창하면서 관련 의사들의 급여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을 부추기고 보건의료체계를 왜곡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필수의료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부가세 특례 제도에 대해서도 "당시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특례제도이지만 '조세특례제한법'을 수차례 개정해 현재까지 1500억 원에 달하는 부가세를 환급해줬다"며 "내국인과의 과세 불형평성뿐만 아니라 세수 부족 문제, 미용성형 치중으로 인해 전반적인 보건의료체계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