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의대생 "공부할 동기 잃어 떠난 것…교육부 장관 사과해야"
건대 의대 학생회장 "의료, 생명은 시간 싸움 아냐"
"의대 단축 안돼…예과, 인문학 배우는 유일한 기간"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의대생들은 의학교육의 질이 마구 떨어지는 것을 보며 환자들과 국민들께 도움이 될 수 있겠는지 회의감이 들며 공부할 동기를 잃었기 때문에 학교를 떠난 것입니다."
김창민 건국대 의대(의전원) 학생회장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의대 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동기를 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부 장관님의 솔직한 사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의대 학생 대표가 개별적으로 1인 시위 및 기자회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는 "정부는 근거 없이 졸속으로 의대 증원을 추진했다. 학생으로서 가장 최선이자 최후 카드인 휴학계 제출로 반대 의사를 피력했지만 6일 교육부 장관의 브리핑을 듣고 더 이상 함구하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나서서 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회견을 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조건부 휴학 승인을 전제로 학생들이 내년에 돌아오지 않으면 유급이다, 제적이다. 이렇게 겁박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한 "내년도 의사 수급이 걱정되니 6년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겠다고 했다. 의대 교육 한 번도 경험 없고 주먹구구식으로 탁상공론으로, 의대 교육의 질을 저하한다는 것을 교육부 장관께서는 이제는 깨달으셔야 된다"며 의대 5년 단축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씨는 의대생들이 학교를 떠난 이유에 대해 (의대 증원 정책에) 회의감이 들며 공부할 동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견 후 질의에서 의대생들이 학교에 돌아가기 위해 어떤 것이 선행해야 하는지를 묻는 말에 그는 정부가 '현장 공부'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씨는 "아마 교육부 장관께서는 이런 의학 교육학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그냥 위에서 찍어 누르듯이 의사만 배출하고 병원에만 수련만 받으면 의사가 된다고 이렇게 생각한 것 같다"며 "교육 정책을 낼 때 현장에 한 번 와서 양질의 의대 교육이 뭔지 교육부에서 먼저 한번 공부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과연 대통령께서는 이 정책을 임기 내내 3년 동안 밀어붙일지 여쭤보고 싶다. 의료라는 것, 사람의 생명이라는 것은 시간 싸움이 절대 아니다"라며 "지금 대한민국 의료는 망해가고 있고 붕괴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교양 과정 위주인 예과 과정을 단축하려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는 "의학을 배우는 것에 있어서 인문학이 가장 중요한데 인문학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은 예과 1, 2학년"이라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친 마음을 돌리는 게 가장 어렵다, 그 첫 단추가 교육부 장관의 사과"라며 "솔직한 사과 그게 있으면 우선은 학생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장관의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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