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한국이 2위…"결핵 퇴치, 2048년에나 가능"

[국감브리핑] 환자 매년 17% 줄어야 2030년 목표 달성
올해 감소율 5%도 안돼…결핵 관리 예산은 전액 삭감

결핵 검진 차량.(광주시 제공)/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결핵 환자 수를 인구 10만 명당 10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로는 2048년이 돼야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 결핵 환자 수는 지난해 기준 1만9540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38.2명이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 중 발생률 2위, 사망률 4위에 달하는 수치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결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잠복결핵감염 검진치료 강화방안' 자료에 따르면 OECD 회원국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결핵 현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 환자 감소율을 살펴보면 코로나19 기간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10.8~19.4%를 유지했으나, 코로나19가 종식된 지난해에는 4.1%로 급격히 둔화됐다. 올해도 5% 미만의 감소율이 예상된다.

하지만 제3차 결핵관리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 수를 20명 이하로, 2030년에는 10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17%의 감소율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감소 추세로는 2048년이 돼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높은 잠복결핵 감염률이다.

지난 8월 말 교직원, 산후조리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등 돌봄시설 종사자 1만507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잠복결핵 양성률이 40.8%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의무검진 대상자의 양성률인 18%의 약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잠복결핵감염은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로, 조기발견과 선제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돌봄시설 종사자들은 결핵 발병 시 영유아와 같은 취약계층에 전파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검진과 치료를 통한 전염 차단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잠복결핵감염 검진 예산을 전액 삭감해 결핵 환자의 조기발견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보윤 의원은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결핵 발생률이 일반 국민보다 현저히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2024년과 2025년 돌봄시설 종사자 검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는 취약계층의 감염 위험을 방치해 심각한 공중보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핵 퇴치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주기적 검진 체계 구축과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며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