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는 주사' 효과 확인 안됐는데…처방은 4배, 부작용은 5.1배 증가

[국감브리핑] 처방 5년간 5.5만→24.7만 건…병의원 비중 급증
식약처 온라인 불법 광고 적발 3건뿐…"오남용 막아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입영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2023.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일명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제 처방이 5년간 4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5.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키 크는 주사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남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키 크는 주사 처방 건수가 2018년 5만5075건에서 지난해 2023년 24만7541건으로 5년간 약 4.5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 크는 주사는 특히 병의원의 처방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8년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의 처방 비중이 61.3%에 달했지만 지난해 41.3%로 줄고 병원급 처방 비중이 6.8%에서 12.2%로, 의원급은 2.9%에서 7.6%로 급증했다.

키 크는 주사를 처방받은 환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10~14세 처방 비중은 2018년 45.9%에서 지난해 62.6%로 증가했고 5~9세는 47%에서 33.1%로 줄었다.

문제는 키 크는 주사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소아 청소년 대상 키 성장 목적의 성장호르몬 치료' 보고서에 따르면 키 크는 주사가 저신장과 관련한 질병이 없고 키가 하위 3%에 속할 정도로 작지 않은 경우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 두드러기, 감각 저하 등 부작용도 크게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 관련 이상 사례 건수는 2018년 318건에서 지난해 1626건으로 5.1배 증가했다.

하지만 오히려 식약처 온라인 불법광고 점검에 따른 적발 건수는 2022년 11건에서 지난해 3건으로 줄고, 합동감시 대상도 병의원 22개소, 약국 33개소 점검에 그치고 있어 정확한 오남용 실태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남희 의원은 "공포 마케팅으로 키 크는 주사 오남용이 의심되는데 식약처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오남용을 막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식약처가 좀 더 책임을 가지고 모니터링과 실태 파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