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서울은 2배 늘었는데…지방 24곳 "우리 동네엔 없어요"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지난 10년간 서울에서 일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2배 가까이 늘었으나, 일부 지방 지역은 정신과 전문의 수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에 살고 있는 국민만 약 77만 명으로, 이들은 사실상 정신건강 사각지대에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1165명 증가했으나, 그중 67.3%(784명)가 서울과 경기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2014년 682명에서 2024년 1214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강원도는 98명에서 87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경상북도 영덕군을 비롯한 전국 24개 시군구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77만 1370명은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서 정신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없다.

특히 강원도 고성, 경상남도 남해, 전북특별자치도 무주, 충청남도 계룡 등 19개 시군구는 지난 10년 내내 정신과 전문의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진숙 의원은 "정신과 진료 수요가 수도권에 더 많으니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기준 인구 연령표준화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이 가장 높은 곳은 충남(27.4명), 강원(24.8명) 순이었으며, 서울(17.9명)과 경기(19.8명)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 의원은 "정신과 전문의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지방은 사실상 정신 건강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며 "우울증 등 국민의 정신 건강 문제 해결 및 자살 예방을 위해 국가는 정신 건강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