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매달 생리 끝난 뒤 확인하세요"…유방암 자가 진단법

2021년 환자 수 3만 명 돌파…5년 생존율, 2기까지 90%대
2년에 한번 검사 중요하지만 한 달에 한번 자가검진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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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10월은 한국유방암학회가 제정한 '유방암 예방의 달'이다. 학회가 10월 통채로 유방암을 위한 달로 지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전 세계 여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들에게서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이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00년 유방암 발생 환자는 총 6237명에서 2010년 1만6772명으로 매해 증가하여 2021년엔 3만4628명으로 3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년 새 무려 5.6배나 폭증한 것이다.

학회는 유방암 환자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고지방·고칼로리도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을 꼽았다.

또 정부 주관 암 검진 사업의 일환으로 활성화된 유방 검진 등의 결과로 유방암 발견 빈도가 높아진 점 등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주흥 용인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은데 가장 확실한 원인으로는 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어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어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 수술을 한 것처럼 유전성 유방암이 아니라면 이외의 원인들은 사실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서구화된 식생활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여성 호르몬 불균형 같은 것들이 원인이라고 생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여성 유방암의 연도별 발생 추이. (유방암학회 제공)

이 때문에 한국유방암학회도 완전한 예방법을 제시하기 어렵다면서도 유방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진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은 어느 정도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 여성의 유방암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입증된 위험 인자로는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 △비만 △음주 △운동 △호르몬대체요법이나 경구피임약 △가족력 △유전자가 꼽혔다.

학회는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을 하지 않았거나 30세 이후 출산,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가 유방암 위험인자"라며 "반대로 늦은 초경, 이른 폐경, 다출산, 젊은 나이의 임신, 모유수유는 유방암 위험성을 줄이는 예방인자"라고 설명했다.

또 어떤 주종이든 하루에 알코올 10g을 섭취하면 폐경 여부와는 상관없이 7~10%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알코올은 체내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이 호르몬들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알코올 10g은 40% 위스키 25㎖, 25% 소주 40㎖, 12㎖ 포도주 85㎖, 맥주 250㎖에 들어있다.

다만 완벽하게 예방은 할 수 없어도 빠르게 발견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는 있다. 유방암은 병기에 따라 생존율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수술 후 5년 전체생존율을 보면 0기는 98.3%, 1기는 96.6%, 2기는 91.8%, 3기는 75.8%, 4기는 34%로 조기 유방암으로 분류되는 0, 1, 2기 환자에서는 90% 이상의 높은 생존율이 보였지만 전신 전이가 있는 4기 환자는 30%대로 뚝 떨어졌다.

이에 의사들은 국가암검진과 자가검진을 통한 유방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주흥 교수는 "국가암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2년에 한 번씩 유방 촬영술을 시행하도록 돼 있는데 굉장히 중요하고 잘 따라야 한다"며 "더불어 생리가 끝난 뒤 일주일 정도 됐을 때, 가슴이 가장 작아져 있는 시점에 검사를 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매달 이때 자가검진을 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자가검진을 해보았을 때 유방에 만져지는 종물이 있는 경우 유방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방외과 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종물이 있다는 건 본인의 정상적인 유방 조직이 만져지는 경우들도 있겠지만 그 정상 조직 내에 유방암이라고 하는 혹이 생겨서 그것이 피부에 만져지는 것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진료를 받아보시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또 유두 분비물이 발견됐을 때도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김 교수는 "특히 불그스름하게 혈성 유두 분비물이 확인됐을 때도 의사를 찾아야 한다"며 "혈성 유두 분비물은 모유가 생산돼 나오는 길인 육관에 암이 생기거나 또는 그 암 조직이 유관을 침범을 해서 피 색깔이 나는 분비물을 내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가슴의 모양이다. 거울에 비추어 봤을 때 △양쪽 가슴이 이전과 다르게 비대칭인 경우 △특정한 부분이 움푹 패어 보이는 경우 △유방 피부에 염증이 있어 보이거나 귤껍질처럼 피부 상태가 안 좋은 경우 등도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김 교수는 "유방은 쿠퍼 인대라고 하는 여러 개의 인대, 마치 우산으로 비유를 하면 우산살들이 우산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있는 것처럼 여러 개의 인대들이 유방의 모양을 잡아주고 있다"면서 "암덩어리가 인대의 일부를 침범을 하게 되면 특정 부분만 당겨지게 돼 가슴이 패어 보이거나 모양이 틀어지고 양쪽이 비대칭이 되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기검진을 통해 2년에 한 번씩 유방촬영을 해보고 한 달에 한 번씩 생리 후 자가검진을 통해 의심되는 부분이 있을 때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sssunhue@news1.kr